부동산
현대건설, 이라크 3조 해수플랜트 수주
입력 2019-05-22 17:57  | 수정 2019-05-22 21:45
현대건설이 이라크에서 3조원 규모 초대형 해수플랜트 공사를 따냈다. 22일 현대건설은 이라크에서 총 24억5000만달러(약 2조9249억원) 규모의 해수공급시설 공사 낙찰의향서(LOI)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이번 수주전에서 영국 페트로팩·영국 바이워터 등 중동지역 해외건설 강자를 물리쳤다.
이라크에서 2014년 현대건설, GS건설,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국내 4개사가 공동 수주했던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6조8000억원) 이후 최대 규모 공사다. 이번 공사는 현대건설이 단독 수주했다. 이 공사는 이라크 석유부 산하 바스라석유회사가 발주한 바스라 남부 유전의 원유 증산을 위해 유정에 주입할 하루 500만배럴 용량의 물 생산이 가능한 해수처리 플랜트를 건설하는 것이다.
현대건설이 3조원 규모 이라크 해수공급시설 대형 공사를 수주함으로써 침울했던 국내 건설업계에도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번 이라크 공사 수주를 제외한 5월 20일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실적은 7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나 감소했다.
현대건설도 올 1분기까지는 2조9044억원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35.7%나 줄어든 수치다. 1분기 기준 수주잔액은 54조8054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8% 감소했는데 이번 공사 수주로 58조원까지 수주잔액이 올라갈 전망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이후에도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며 중동지역에서 기대했던 프로젝트 발주가 지연됐고, 가격을 앞세운 중국 등에 밀리면서 실적이 좋지 않았다"며 "이번에 현대건설이 오랜만에 중동에서 대형 공사를 따내면서 건설사들의 사기 진작과 함께 해외 발주처들의 시선을 끌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수주 대박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긴 정진행 부회장(사진)의 '뚝심'이 큰 배경이 됐다.
정 부회장은 과거 현대차 중남미지역본부장, 기아차 아·태지역본부장, 기아차 유럽총괄법인장 등을 맡아 해외사업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건설로 옮겨 온 뒤에도 해외 건설 분야에 전력을 쏟았다.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설 연휴에는 한병도 대통령특사단과 함께 이라크를 방문해 수주 활동을 시작했고 4월엔 확실히 '딜(Deal)'을 마무리하기 위해 다시 한번 이라크 출장길에 올랐다.
최근 주이라크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발생한 로켓폭탄 테러 이후 상황만큼은 아니지만 당시에도 이라크 내 치안이 불안했다. 현장에선 "치안이 좀 불안하니 나중에 오라"며 만류 의사도 전했지만 정 부회장은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된다"면서 출장길에 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 부회장은 취임 직후 신년사에서 "불굴의 개척정신을 살려 '건설명가'를 재건하자"고 말한 바 있는 데 이번 이라크 공사 수주로 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오를 전망이다.
[이지용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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