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스타트업 개발 `AI ETF` 국내 최초로 뉴욕증시 상장

국내 스타트업 회사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100% AI 기반으로 운용되는 AI ETF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아 미국 거래소에 상장되는 것은 국내 처음이다.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조차 미국 시장 ETF 상장 전례가 거의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창업 3년 차 스타트업의 도전은 상당히 이례적이란 평가다.
22일 AI 스타트업 회사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크래프트)는 자체 개발한 AI ETF 2종이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돼 거래가 개시됐다고 밝혔다. AI ETF는 지수를 따라가면서도 AI가 매크로 데이터와 펀더멘털 데이터 등을 학습해 편입 비중을 적절히 조절해 가는 상품이다. 크래프트 측은 "세계적으로도 증권거래소에 AI ETF가 상장된 것은 5건밖에 되지 않으며 딥러닝 시스템을 적용한 ETF의 상장은 세계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상장된 ETF는 'Qraft AI-Enhanced U.S. Large Cap ETF'(티커명 QRFT)와 'Qraft AI-Enhanced U.S. Large Cap Momentum ETF'(티커명 AMOM)다. 크래프트의 AI ETF는 해외 주식 거래가 가능한 국내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바로 매매할 수 있다.
김형식 크래프트 대표는 "기존 S&P500 지수가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지수를 산출하는 반면, 크래프트의 AI ETF는 미국 대형주 지수를 따라가면서도 매크로 데이터와 주식 펀더멘털 데이터 등을 학습해 비중을 적절히 조절한다"며 "AI 운용을 통한 지수 대비 초과수익이 가능함을 공개 시장에서 증명함으로써 국내외 패시브 수요의 일부를 AI ETF로 가져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크래프트는 연내 세 번째 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해당 ETF 역시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고배당주를 AI가 골라 투자해 높은 배당 수익률을 겨냥하면서 S&P500 지수 수익률을 추종할 수 있는 고배당주 ETF가 그 대상이다. 아울러 크래프트는 외환 관리·원유 공급 관련 AI ETF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2016년 1월 창업한 크래프트는 ETF 상품 준비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해왔다.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된 ETF도 국내 공모 펀드나 사모펀드, 랩어카운트 등으로 투자자들의 접근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시장으로 상품 라인업을 확대해 가려면 해외 시장 상장 전례(레퍼런스)가 있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한 결과다. 김 대표는 "미국 쪽 운용사와 협의하고 규제의 문턱을 넘는 데 꼬박 1년여의 시간이 걸렸다"며 "미국 시장에서 AI와 관련해 규제 당국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어서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크래프트 임직원은 오는 7월 11일 뉴욕증권거래소 증시 폐장 타종 행사인 '클로징 벨 세리머니'에 참여할 예정이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