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해찬 "황교안, 강경발언 능사 아냐…삼가할 건 삼가해야"
입력 2019-05-22 15:52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북한 대변인'에 비유한 것을 두고 발언의 '정도'를 지킬 것을 경고했다.
22일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황 대표가) 원내가 아니라서 원외로 다니는 것을 이해하지만, 제1야당 대표로서 강경 발언을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말씀을 삼갈 건 삼가야 한다"며 "국무총리를 하고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지낸 사람이 국민들 걱정할만한 발언은 어제까지만 하고 안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오후 의원총회에서도 재차 "(황 대표가) 활동하시더라도 정도를 지켜가면서 하는 게 좋겠다"고 강조했다 .
황 대표에 대한 일침은 이날 여당 내부에서 다수 터져나왔다. 당내 핵심 친문(親文)으로 꼽히는 황희 민주당 의원은 개인 SNS 계정을 통해 "황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북한 독재 운운하며 북한 대변인이라는 전혀 생뚱맞은 발언을 한다"며 "할 수 있는 곳에서도 제대로 하지 못해 탄핵당한 사람들이 할 수 없는 곳까지 주제넘게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렇게까지 비이성적으로 지역주의를 부추기고, 색깔론을 정당 지도자들이 대놓고 원색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법 공부를 하신 분이 정치를 늦게 배우시더니 정치가 법치 위에 있는 줄 안다"고 비판했다. 4선의 안민석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황교안이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월의 노래 '산 자여 따르라'(임을 위한 행진곡)를 완창해야 하지 않을까요?"라며 "저는 '못 부른다'에 한표"라고 꼬집었다.
이날 이어진 황 대표에 대한 저격 발언들은 황 대표가 문 정부를 향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끌어들이는 '좌파 프레임'을 걸면서 비롯됐다. 전날 황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는 '민생투쟁 대장정' 중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라는)진짜 독재자의 후예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니까 여기서도 (문 대통령이 북한의) 대변인이라고 하는 것 아니냐"며 문 대통령을 겨냥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했던 문 대통령의 연설을 반박하며 나온 말이다.
청와대는 이날 황 대표 발언에 "연일 정치에 대한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발언, 국민을 편 가르는 발언들이 난무하고 있다"며 "말은 그 사람의 품격을 나타낸다"고 일축했다.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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