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실확인] '여경 무용론'까지 등장…한국 여경은 진짜 많은가?
입력 2019-05-22 14:10  | 수정 2019-05-29 15:05

대림동(사건이 실제 일어난 곳은 구로5동) 여경의 현장 대처 미흡 논란이 수일째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적절한 대응이었다는 경찰의 해명에도 비판여론이 식지 않고 있고 여경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여경무용론'으로까지 확산되는 모양새입니다.

반면에 도가 지나친 비판이라는 여론도 혼재합니다.

온라인을 떠들석하게 하고 있는 여경의 수의 적정성과 체격 조건 등에 대해 사실을 확인해보겠습니다.

■ 지구대 순찰팀 여경 7.2% 불과

경찰청에 따르면 2018년 말 현재 여경 전체 인원은 1만 3,582명입니다.

전체 경찰 12만 448명의 11.3%입니다.

이는 주요 선진국(영국 28.6%, 독일 23.7%, 프랑스 17.1%)보다 적고 일본(8.9%)보다는 많은 규모입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지구대 순찰팀원으로 근무하는 여경은 3,531명으로 전체 순찰팀원의 7.2%에 그칩니다.


순찰팀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이 남경이라는 얘기입니다.

다만, 여경만 놓고 보면 지구대 순찰팀에서 일하는 여경은 전체 여경의 26%로 늘어납니다.

■ 지구대 여경 체력 등급 '평균 이상'

여경의 신체적 한계를 지적하는 부분도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구대 근무하는 여경 가운데 내부 체력 검정 결과를 보면 최상위인 1등급이 90%에 육박합니다.

전체 여경의 1등급 비율 86%보다 지구대 근무 여경의 1등급 비율이 4%포인트 정도 높습니다.

지구대 여경 중 체력 등급 최하위인 4등급을 받은 비율은 8%였습니다.

지구대 남경의 경우 1등급 비율이 69%로 여경 보다 낮았습니다.

다만, 최하위 등급 비율은 1.6%로 여경 비율보다 낮았습니다.

경찰이 내부적으로 측정하는 체력 검정은 남녀 신체조건과 연령 차이를 고려한 것이지만, 여경이 체력 단련을 소홀히 하지는 않다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 여경 체력 검정 기준 강화될 듯

그럼에도 경찰은 여경 채용 확대로 인한 치안 공백 우려를 불식하려고 공채 시 여경 체력 검정 방법도 개선할 계획입니다.

현재 체력 검정 항목은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악력, 100m 달리기, 1,000m 달리기 등 모두 5개입니다.

각 종목은 1~10점까지 점수가 매겨지는데, 각 점수에 해당하는 기준은 성별에 따라 조금 다릅니다.

논란이 되는 게 팔굽혀펴기인데요.

소방직이나 교정직의 체력 검정과 달리 경찰만 팔굽혀펴기할 때 여성이 무릎을 바닥에 댈 수 있게 허용해주는 게 문제라는 겁니다.

이에 경찰도 연구용역을 통해 체력 검정 기준 개선책을 마련 중인데, 팔굽혀펴기는 성 구분없이 모두 정자세로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2021학년도부터 경찰대와 간부후보생 모집에 팔굽혀펴기 정자세 기준을 적용하고 순경 공채 등 나머지 영역은 2022년부터 바뀔 예정입니다.

취재 내용을 종합해볼 때 일선 현장에 근무하는 여경의 수가 많은지에 대해서는 판단하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다만, 여성 관련 범죄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이 여성을 대상으로 수사하는데 장점이 많은 만큼, 여경 확대를 위해선 현실적인 업무 효율성을 감안한 남여 경찰의 배치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조성진 기자 / tal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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