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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느끼나? 맥과이어-조셉의 묘한 커리어연장 본능
입력 2019-05-22 05:39  | 수정 2019-05-24 10:25
LG 외인타자 토미 조셉(사진)이 부진을 이어가더니 21일 SK와 경기서 벼락 투런포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이들에게는 어떤 분위기를 읽는 그런 기운이 있는 것일까. LG 트윈스 외인타자 토미 조셉과 삼성 라이온즈 외인투수 덱 맥과이어는 자신을 향한 평가가 곤란해질 때마다 공교롭게 역할을 해주는 묘한 공통점은 갖고 있다.
조셉, 맥과이어는 21일 나란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맥과이어는 대구에서 한화 상대 7이닝 3실점 완벽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는데 무려 4회까지는 노히트 행진. 이후 실점을 하긴 했으나 경기를 주도했으며 어렵지 않게 풀어갔다. 맥과이어 호투 덕 삼성 타선도 힘을 냈다.
같은 날 조셉은 잠실서 SK 상대 의미 있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자신의 시즌 7호이자 7경기 만에 다시 가동된 홈런포. 무엇보다 0-3으로 끌려가던 2회말 경기 흐름을 바꿔버렸다. 비록 LG는 끝내 추격에 실패하며 패했으나 조셉의 대포 한 방은 팀 영패를 모면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LG는 조셉 홈런 외에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맥과이어, 조셉 모두 반등의 신호탄을 쏘는 의미 있는 활약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런데 시기가 미묘했다. 맥과이어는 시즌 내내 기대에 못 미치는 기량을 선보이는 중인데 전날(21일)경기 포함 중간, 중간 압도적 호투로 떨어진 기대감을 끌어올리곤 한다. 맥과이어는 개막전 선발로 나서 호되게 당한 뒤 내내 내리막을 타다 지난 4월21일 대전 한화전서 무려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며 반전을 예고했다.
맥과이어는 이후 평범 이하의 활약을 선보였다. 4월27일 LG전 5이닝 6실점(5자책), 5월3일 키움전 6이닝 2실점, 5월9일 NC전 4이닝 4실점, 5월14일 두산전 5⅔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사실 결과도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은데 적지 않은 기복에 경기 내내 멘탈이 흔들리는 듯 보이며 더욱 불안감을 안겼다. 외인호투가 필요한 삼성으로서 기대하는 외인투수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 맥과이어는 21일 또 한번의 한화전을 바탕으로 자신의 능력을 선보인 셈이다. 좋을 때는 퍼펙트피쳐가 될 수 있다고 무력시위를 했다. 삼성 입장에서 헷갈릴 만하다.
조셉도 마찬가지다. 이미 KIA 해즐베이커가 퇴출된 가운데 가장 유력한 퇴출후보로 꼽히는 외인타자인데 한 방 능력만큼은 대단하다. 21일까지 7개 홈런을 날렸는데 팀이 필요한 순간, 클러치 능력이 돋보였다. 거포부족에 시달리는 LG 입장에서 조셉의 이와 같은 장타능력 만큼은 분명 매력적이다.
삼성 외인투수 덱 맥과이어(사진)는 부진 속에서도 두 번의 한화전서 압도적 피칭으로 묘한 기대감을 안기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다만 건강이 문제다. 조셉은 계속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으며 지난 4월16일에는 그중 가장 안 좋다는 허리통증으로 장시간 전력에서 빠졌다. 복귀가 지연되자 LG 팬들은 물론 구단 내에서도 교체움직임을 보였는데 그러자 타이밍 맞게 2군 복귀전에서 홈런을 날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LG가 즉각 콜업했는데 타석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순간이 올 때마다 큼지막한 홈런으로 눈도장을 찍는다.
조셉은 지난 11일 복귀 이틀 만에 홈런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이후 임팩트는 사라지고 설상가상 이따금씩 허리에 불편함을 호소, 고민을 안겼다. 그런데 회의적인 시선이 늘어가던 지난 21일 다시 한번 시원한 장타로 LG와 팬들을 얼떨떨하게 만들었다.
좋은 표현은 아니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이러한 활약을 이른바 ‘생명연장 활약이라 부른다. 분명 KBO리그 한정해서는 맥과이어나 조셉 모두 커리어를 연장시킬 만한 희망투, 희망포를 기록하고 있다. 외인선수 활약이 절실한 삼성과 LG 구단. 머릿속이 점점 복잡해질 전망이다. hhssjj27@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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