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감 떨어졌다는 이야기는 듣지 말아야죠"
입력 2019-05-21 17:04  | 수정 2019-05-21 21:03
"규현이가 강식당에 가 있다며 다들 놀랐죠. (소집해제 직후 촬영은) 완전 비밀이었어요. 매니저도 모르고 저랑 회사 실장님, 딱 두 명만 알고 있었고요. 그룹 멤버들도 속이고 가족 단체대화방에도 거짓말 하느라 힘이 들어 혼났어요(웃음)."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SM 사옥에서 만난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31)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그보다 한 주 앞서 2년간의 사회복무요원 대체 복무를 끝낸 후 007 작전처럼 진행한 '강식당2' 촬영이 시작이었다. 현재 출연이 확정된 방송만 짠내투어, 신서유기7, 아는 형님 등 여러 개다. 20일 정오에 발표된 세 번째 싱글앨범 '너를 만나러 간다' 활동도 병행한다.
군에서 제대한 연예인에게 이토록 방송가 러브콜이 쏟아지는 사례는 흔치 않다. 입대 전보다 찾는 곳이 많아지는 일은 더욱 드물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규현은 손사래를 쳤다. "다들 착각하고 계신 거예요. 과거가 미화돼서 제가 잘하는 줄 아시는데, (너무 못해서) 놀라실 수도 있어요." 그는 "감 떨어졌다는 얘기를 들을까 봐 걱정이 많이 된다"면서도 "소집해제된 그날부터 하루도 안 쉬었다. 그런데 그게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연예계에서 떨어져 보낸 2년은 그에게 재충전의 시간이었다. 그동안 못 챙긴 슈퍼주니어 멤버들의 공연도 보고 일본어와 피아노도 배우며 알찬 일상을 보냈다. "새로운 곳에서 전혀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하면서 지냈어요. 얼른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다시 없을 이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자는 마음이었죠."
연예인으로만 살다가 출퇴근도 하니 직장인 마음도 이해하게 됐다. "제일 크게 배운 건 '주말의 소중함'이에요. 월요일부터 금요일이 오기만을 기다렸죠. 대체공휴일이 있으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더라고요(웃음)."
이번 싱글 앨범 타이틀곡 '애월리'는 그가 휴식 기간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내놓은 결과물이다. '2년 동안 기다려준 팬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선물'이라고 했다. 실제로 제주도 애월리에 머물며 떠오른 감성들로 작사·작곡한 노래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는 짝사랑 이야기예요. 작사는 꿈도 안 꿨는데 이름을 올리게 돼 애착이 많이 가는 곡이죠."
재충전 시간을 보낸 뒤 그가 정한 목표는 '본업에 충실하자'는 마음이다. 예능도 예능이지만 가수로서 활동을 소홀히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치열하기보다 즐기고 잘할수 있는 걸 많이 하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항상 발랄해 보였던 '라디오스타' MC를 고사하게 된 이유도 같다. "어느 순간 안티팬이 엄청 많아졌더라고요. 프로그램 특성상 게스트를 짓궂게 놀려야 할 때가 많았어요. 저는 예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알게 모르게 쌓여온 거죠." 녹화 전날엔 잠도 못 이루고 악플에 울기도 하는 날이 많아지면서 마음고생이 늘었다. 소집해제 후 다시 제의가 들어왔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임할 수 없다는 생각에 결국 거절했다.
규현은 데뷔 14주년을 맞이한 슈퍼주니어의 막내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군 복무를 마친 그를 필두로 올해 안에 완전체로 컴백할 가능성이 크다. "제가 소집해제하기 전부터 멤버들 단톡방에서 기대감이 엄청 컸어요. 전원이 군필이 된 거라 자유롭게 활동도 가능할 것 같아요. 올해 안으로 슈퍼주니어 앨범을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고보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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