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투비바이오신약연구소 `드럭 리포지셔닝` 전략 성공할까
입력 2019-05-21 09:43  | 수정 2019-05-21 10:04
[사진제공 = 투비바이오신약연구소]

신생 바이오 기업 투비바이오신약연구소의 '드럭 리포지셔닝(drug repositioning)' 전략이 성공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구소는 '알로페론'으로 췌장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도전중이다.
알로페론은 러시아에서 이미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는 물질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연구소는 알로페론으로 현재 비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헤르페스바이러스(HSV)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급성B형간염 치료제로 이미 임상을 마치고 시판 중이다.

연구를 총괄 지휘하고 있는 김선진 박사(사진)는 "비임상시험 초기 단계에서 의미 있는 시그널을 얻어 연구소 전체가 고무된 상태"라고 밝혔다.
'시그널이 나왔다'는 말은 해당 신약 후보물질이 타깃으로 삼은 질환에 상당한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할 실험 데이터를 얻었다는 뜻이다.
연구소는 비임상시험을 마친 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임상에 돌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드럭 리포지셔닝'이란 이미 개발 완료한(허가가 난) 약이나 개발중인 신약 후보물질을 새로운 질환에 적용해 신약으로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굳이 우리 말로 옮기자면 '약의 재발견'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드럭 리포지션닝으로 블록버스터급 신약이 나온 경우도 있다. 대표 사례는 아스피린이다.
아스피린은 애초에 해열제로 판매했다. 그러다가 다른 효능을 계속 발견하면서 여러 질환 치료제로 판매하고 있다.)
업계가 투비바이오신약연구의 드럭 리포지션닝 전략에 주목하는 것은 성공할 경우 신약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로페론은 러시아에서 이미 100만건 이상 처방한 약이다.
그 동안 사망 등 심각한 부작용 사례가 보고된 적이 없다고 연구소는 강조했다.
이 때문에 신약 개발 때 고비 중 하나인 독성 시험 단계를 상대적으로 쉽게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연구소는 기대하고 있다.
또 약이 작용하는 이치(약리)가 이미 알려져 있다는 점도 신약 개발 기간을 줄일 수 있는 이유로 연구소는 꼽고 있다.
곤충에서 추출한 알로페론은 인터페론과 약리가 흡사한 특성을 갖고 있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드럭 리포지셔닝은 약리(약이 작용하는 원리 혹은 이치)에 대한 이해와 해당 질환에 대한 기존 치료 방법에 대한 이해가 깊어야만 성공 확률이 높다.또 신약 시장에 대한 이해도 뒤따라야 상업적으로도 성공 가능성을 올릴 수 있다.
신생 바이오 벤처기업인 연구소는 이 부분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암 전문 의료기관이 엠디앤더슨에 오래 근무하고 한미제약 등에서 신약 개발 경험이 있는 김선진 박사가 연구를 총괄하고 있다.
김 박사와 함께하는 엠디앤더슨에 있거나 한미약품에 있던 연구진이 다수 합류한 것도 눈에 띈다. 연구소 경영을 맡고 있는 조강희 대표는 신약 시장에 대한 넓은 이해를 갖고 있다.
조 대표는 미국 법학박사이자 분자생물학을 전공한 경험을 살려 국내 1위 바이오 기업인 셀트리온에서 부사장으로 7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다.
조 대표는 "빠르면 올해 안에 비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투비바이오신약연구소는 코스닥 기업 투비소프트의 100% 자회사로 자본금 50억원으로 지난해 출범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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