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1세대 사진가 임영균 개인전 `백남준, 지금 여기`
입력 2019-05-20 20:24 
1983년 뉴욕 스튜디오에서의 백남준. [사진제공 = 이길이구갤러리]

"작업실 한쪽에는 거리에서 주운 고장 난 텔레비전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한국 1세대 포토그래퍼'로 꼽히는 임영균(64)이 기억하는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의 작업실 풍경이다. 두 사람은 1982년 뉴욕에서 처음 만난 후 20여년간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했다.
임 작가는 1983년 백남준이 내뿜는 압도적인 에너지에 매료돼 모니터를 뒤집어 쓴 그를 촬영했다. 이 사진은 1984년 뉴욕타임스 신년 특집호 섹션 표지를 장식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2006년 백남준 서거 당시에도 여러 매체에 실렸다.
백남준은 생전에 임 작가에 대해 "예술사진이란, 사진이란 허상에서 벗어나 사위(寫僞)에 접근하려는 정신의 意圖(의도)이다. 그는 그런 시도에 있어서 한국의 기수 중 하나다"고 극찬했다.
임 작가의 눈으로 바라본 백남준의 연대기를 담은 흑백 사진이 전시장에 걸렸다. 25일까지 서울 신사동 이길이구갤러리에서 열리는 임 작가의 개인전 '백남준, 지금 여기'에서다. 오는 10월 영국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 백남준의 대규모 회고전 'The Future is Now(미래는 현재다)'가 예정돼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임 작가의 작품에는 감각적이고 즉각적인 감흥보다는 고즈넉하고 정돈된 단아함과 명상이 깃들어 있다. 그는 대상이 가진 힘을 면밀히 관찰하고 깊은 통찰력을 담아 포착해낸다. 이는 존재와 마주하며 본질을 탐색하는 과정이다. 이런 특징을 담은 그의 작품 '해남1999'는 사진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코닥 박물관 '사진의 역사'에 전시됐다. 다큐 사진가로 유명한 워커 에반스, 앤젤 아담스, 마리 엘렌 마크 등 세계적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아시아 작가로서는 유일하게 전시됐다.
대구 출신 임 작가는 중앙대 사진학과와 뉴욕대 예술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뉴욕 국제사진센터(I.C.P)에서 수학했다. 이후 뉴욕대 사진학과 겸임 교수, 중앙대 사진학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2007년에는 영국 대영박물관에서 초대전을 가졌다.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 뉴욕 국제사진센터, 코닥 사진박물관, 독일 뮌스터 시와 올덴부르크 시립미술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등 세계 주요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작품집으로는 'Destiny(뮌스터시립미술관)', '일상의풍경', '임영균 인물 사진집', '임영균 사진집'(시공사 )등이 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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