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희귀병 형 돌봐온 시각장애인 투신…형은 숨진 채 발견
입력 2019-05-18 19:30  | 수정 2019-05-18 20:17
【 앵커멘트 】
전북 남원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시각장애인이 투신했습니다.
그런데, 집 안에선 희귀병을 앓아온 형이 숨진 채 발견됐고,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와 약봉지도 발견됐습니다.
김영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베란다 난간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습니다.

커다란 소리와 함께 남성이 에어 매트로 떨어지고, 소방대원이 구급차로 옮깁니다.

전북 남원의 한 아파트 13층에서 시각장애인 40대 윤 모 씨가 투신했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집 안에) 술병이 널브러져 있고 소주 냄새가 심하게 나더라고요. 비관 자살하려고…."

병원으로 이송된 윤 씨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그런데 투신 소동이 벌어진 이 아파트 안에서 윤 씨의 형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시신 주변에는 '이게 최선의 선택이고,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와 약봉지가 놓여 있었습니다.

윤 씨는 투신 직전 가족들에게 "너무 아파하는 형을 안락사시키고, 나도 죽겠다"고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형제는 뼈가 괴사하는 희귀 난치병을 같이 앓아 왔는데, 윤 씨는 3기, 형은 말기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부모님이 (형제를) 돌봐준 거지…. 부모가 다른 아들 집에 간 사이에 그런 일이 발생했다고 해요."

경찰은 형의 시신을 국과수에 보내 부검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 yhkim@mbn.co.kr ]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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