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오신환에 `바른정당 3인방` 복귀까지…`손학규 사퇴론`, 바른미래 최고위 장악
입력 2019-05-17 16:57  | 수정 2019-05-17 17:10

'손학규 대표 사퇴론자'들이 바른미래당 지도부를 장악했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는 오신환 원내대표가 당선 후 처음 출석했고, 그간 '최고위 보이콧'을 해 온 하태경·이준석·권은희(19대 의원) 등 바른정당 출신 최고위원들도 한달여만에 회의에 참석했다. 이들은 손학규 대표 면전에서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지만, 손 대표는 수용불가 의사를 거듭 밝혔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원들의 대부분이 제가 제1의 공약으로 내세웠던 지도부 전환에 대해서 동의했기 때문에 제가 선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손학규 대표를 겨냥해 "당 전체가 불행한 사태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당의 큰 어른으로서 용단을 내려주실 것을 마지막으로 간곡히 호소한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손학규 대표가 갖고 있는 인사권에 제동을 걸 것을 요구했다. 하 최고위원은 ▲주승용·문병호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무효 결의 ▲총선까지 당내 인사는 최고위 과반 의결로 결정 등의 안건을 최고위에 상정할 것을 요구했다. 절차적 정당성과 원내대표 선거로서의 손 대표 신임 문제를 들어 손 대표 인사권에 제한하겠다는 취지다. 하 최고위원은 "이번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는 오신환 원내대표가 '대표 사퇴'를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사실상 손 대표 불신임 선거였다. 손 대표 탄핵을 의결한 선거였다"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손 대표는 이들 안건의 상정을 거부했다.
사퇴파 최고위원들은 최근 불거진 '손학규 민주평화당 의원 영입설'을 놓고도 비판을 쏟아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지난 16일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손학규 대표 평화당 의원 몇 명과 접촉해 '바른미래당으로 와라. 와서 유승민을 몰아내자'고 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에 대한 손 대표의 해명을 요구했고, 권은희 최고위원은 진실파악을 위한 위원회 설치를 주장했다. 손 대표는 박지원 의원 발언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부정했다.

그간 '손학규 퇴진'을 주장하며 최고위에 불참해 온 최고위원 3인방의 복귀는 '5대4로 수(數) 싸움에서 이긴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안철수·유승민계 연합'과 그에 따른 오신환 원내대표 당선으로 바른미래당 지도부 총 9명중 5명이 '지도부 퇴진'을 요구하는 인사들로 채워지게 됐다. 오신환 원내대표, 하태경·이준석·권은희 등 바른정당 출신 3인방, 김수민 전국청년위원장 등 5명이 이들이다.
그러나 손학규 대표는 퇴진 요구를 거부하고, 지명직최고위원 유지와 정책위의장 임명 등을 통해 지도체제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퇴 요구에 대해 "나는 (사퇴를) 안 한다"면서 "(우리는) 죽음의 길로 들어섰다. 그러나 이것을 통해 바른미래당 총선 승리 길로 가겠다"고 답했다. 그는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철회 요구에 대해서도 "철회할 이유가 없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손 대표는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임명에 대해 "(이들을 임명하는 것은)의결사항이 아니고 당대표의 임명권이 분명히 있는 만큼, 협의를 해서 되도록 빨리 처리하겠다"면서 강행의지를 나타냈다. 손 대표 측근인 채이배 의원이 정책위의장에, 임재훈 의원이 사무총장에 임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손 대표가 당연직 최고위원인 정책위의장 자리에 자신의 측근을 임명한다더라도, 최고위 수싸움에서는 여전히 그가 불리하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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