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노원구 백사마을이 저층 주거지를 강조하는 이른바 '박원순식 재개발'로 인한 갈등을 딛고 정비구역 지정 10여 년 만에 재개발이 본격 추진된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노원구 중계본동 30-3 일대 백사마을 재개발 정비계획안을 통과시켰다고 16일 밝혔다. 백사마을 재개발은 면적 18만6965㎡ 용지에 최고 20층 일반분양 아파트 2000가구, 최고 4층 임대주택 698가구 등 총 2698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시는 전체 용지 가운데 약 4만㎡를 서울시 예산으로 매입해 골목길·계단 등 1960~1970년대 서민들의 주거생활상을 보전하는 형태의 저층형(1~4층) 임대주택을 지을 계획이다.
황진숙 백사마을 주민대표회의 위원장은 "올해 말 사업시행인가를 획득하고 내년 이주·철거를 거쳐 2021년 초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정비계획안에 대해 서울시와 오랜 기간 협의를 거친 만큼 나머지 심의 과정을 빠르게 통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사마을은 1960년대 후반 도심 개발로 밀려난 청계천 철거민들이 불암산 밑자락 구릉지에 모여 형성된 마을이다.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았고 도로 사정이 열악해 개포동 구룡마을, 홍제동 개미마을 등과 함께 서울에서 마지막 남은 달동네로 꼽힌다. 현재 약 500가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 중 세입자는 약 350가구다.
백사마을은 2008년 1월 그린벨트가 해제되면서 개발계획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됐다. 서울시는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인 2009년 5월 백사마을을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됐다.
그러나 서울시가 백사마을 일부를 '주거지 보전구역'으로 지정해 골목길 등 마을 고유의 특징을 살려 저층 임대주택을 짓는 내용의 '박원순식' 재개발 계획을 마련하면서 사업이 암초에 부딪혔다. 용적률·가구 수 감소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논란 끝에 LH가 2016년 시행자 자격을 포기하면서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 표류하던 재개발 사업은 2017년 노원구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를 새로운 사업시행자로 지정하면서 다시 추진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번엔 주민들과 건축가 간 아파트 층수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공모를 거쳐 선정된 조남호 건축가(솔토지빈건축사무소 대표)는 저층 임대주택과 조화를 맞추기 위해 아파트 단지 중 3분의 2를 4~5층짜리 저층 단지로 설계하고 불암산 자락에 25층짜리 고층 아파트를 집중 배치했다. 이에 주민들은 저층 아파트의 동간 간격이 너무 좁아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고, 불암산 앞 고층 아파트는 경관을 해친다며 평균 16층 높이로 설계안을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에 통과된 계획안은 양측 입장을 조율해 임대주택과 연접한 동만 4~6층으로 짓고 임대주택과 멀어질수록 층수를 높여 평균 12층을 맞추는 식으로 설계안이 일부 수정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들과 건축가 측 의견을 조율해 변경안에 대한 합의를 마친 상황"이라며 "백사마을 재개발은 1960~1970년대 주거지 생활상을 보전하면서도 주거 환경을 개선했다는 측면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시는 지난 15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노원구 중계본동 30-3 일대 백사마을 재개발 정비계획안을 통과시켰다고 16일 밝혔다. 백사마을 재개발은 면적 18만6965㎡ 용지에 최고 20층 일반분양 아파트 2000가구, 최고 4층 임대주택 698가구 등 총 2698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시는 전체 용지 가운데 약 4만㎡를 서울시 예산으로 매입해 골목길·계단 등 1960~1970년대 서민들의 주거생활상을 보전하는 형태의 저층형(1~4층) 임대주택을 지을 계획이다.
황진숙 백사마을 주민대표회의 위원장은 "올해 말 사업시행인가를 획득하고 내년 이주·철거를 거쳐 2021년 초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정비계획안에 대해 서울시와 오랜 기간 협의를 거친 만큼 나머지 심의 과정을 빠르게 통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사마을은 1960년대 후반 도심 개발로 밀려난 청계천 철거민들이 불암산 밑자락 구릉지에 모여 형성된 마을이다.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았고 도로 사정이 열악해 개포동 구룡마을, 홍제동 개미마을 등과 함께 서울에서 마지막 남은 달동네로 꼽힌다. 현재 약 500가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 중 세입자는 약 350가구다.
백사마을은 2008년 1월 그린벨트가 해제되면서 개발계획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됐다. 서울시는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인 2009년 5월 백사마을을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됐다.
그러나 서울시가 백사마을 일부를 '주거지 보전구역'으로 지정해 골목길 등 마을 고유의 특징을 살려 저층 임대주택을 짓는 내용의 '박원순식' 재개발 계획을 마련하면서 사업이 암초에 부딪혔다. 용적률·가구 수 감소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논란 끝에 LH가 2016년 시행자 자격을 포기하면서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 표류하던 재개발 사업은 2017년 노원구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를 새로운 사업시행자로 지정하면서 다시 추진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번엔 주민들과 건축가 간 아파트 층수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공모를 거쳐 선정된 조남호 건축가(솔토지빈건축사무소 대표)는 저층 임대주택과 조화를 맞추기 위해 아파트 단지 중 3분의 2를 4~5층짜리 저층 단지로 설계하고 불암산 자락에 25층짜리 고층 아파트를 집중 배치했다. 이에 주민들은 저층 아파트의 동간 간격이 너무 좁아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고, 불암산 앞 고층 아파트는 경관을 해친다며 평균 16층 높이로 설계안을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에 통과된 계획안은 양측 입장을 조율해 임대주택과 연접한 동만 4~6층으로 짓고 임대주택과 멀어질수록 층수를 높여 평균 12층을 맞추는 식으로 설계안이 일부 수정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들과 건축가 측 의견을 조율해 변경안에 대한 합의를 마친 상황"이라며 "백사마을 재개발은 1960~1970년대 주거지 생활상을 보전하면서도 주거 환경을 개선했다는 측면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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