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등대, 17일 다시 불빛 밝힌다…1974년 이후 45년 만에

서해 연평도 등대가 오는 17일 45년 만에 다시 불을 밝힌다.
해양수산부는 오는 17일 오후 7시 20분께 연평도 등대 재점등 기념행사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기념행사에는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해 인천광역시와 옹진군 관계자, 어업인 등 6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 뒤 연평도 등대는 매일 일몰 시각부터 다음날 일출 시각까지 15초에 1회 주기로 인근 해역에 불빛을 비춘다.
연평도 등대는 서해 대연평도 해발 105m 지점에 자리 잡고 있는 9.5m 길이의 등탑이다. 지난 1960년 조기잡이 어선들의 바닷길을 안내하고 안전한 항해를 도울 목적으로 설치됐다.

그러나 남북 사이의 군사적 대치가 격화하면서 북한 간첩 침투에 등대가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지난 1974년 7월 1일 소등됐다. 연평도 등대는 그 뒤에도 해상에 안개가 많이 낄 때 소리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수행했으나 지난 1987년 시설물 전체가 폐쇄되는 운명을 맞이했다.
지난해 4·27 판문점 공동선언과 9·19 군사합의 이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바다를 평화수역으로 조성하는 노력이 가시화되자 정부는 해당 수역 어민들이 안전하게 어로 활동에 종사하려면 등대를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서해5도 어장 확대와 야간 조업 시간 연장이 결정된 것 역시 남북한 긴장 완화를 반영한 조치의 일환이다.
해수부는 국방부 등과 협의를 거쳐 등대 불빛이 발사되는 각도와 불빛이 닿는 거리를 연평어장으로 제한하는 한편 군이 유사시 등대를 소등할 수 있도록 원격 통제하는 안전장치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박동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