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유상증자는 흥행했건만…두산·두산重 신용등급↓
입력 2019-05-13 17:48  | 수정 2019-05-13 23:46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13일 두산과 두산중공업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지난 9일 두산건설과 두산중공업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수익성 악화, 그룹 전반의 과중한 차입 부담 등이 배경으로 분석된다.
한신평은 이날 두산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하향 검토'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두산중공업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에 대해서도 한신평은 'BBB+·하향 검토'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 평가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8~9일 이틀간 진행된 유상증자에서 청약률 101%를 기록하며 자금 4700억원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계열사인 두산건설 지원과 함께 재무구조 개선, 신사업 투자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시장에서는 아직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한신평은 두산중공업 하향 배경에 대해 수주 부진에 따른 수익구조 악화를 지적했다. 한신평은 "매출 위축에 따른 고정비 부담, 수익성이 우수한 원전 매출 비중 축소 등으로 수익성이 과거 대비 저하됐다"며 "국내 탈원전 이후 해외 원전 수주에도 고전하고 있어 매출 내 원전 관련 비중은 더욱 축소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자회사인 두산건설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추가 지원 및 지분 손상 관련 부담도 하향 배경으로 꼽혔다. 두산건설은 2018년 준공 사업장 및 장기 미착공 사업장 관련 손실로 인해 5500억원 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유상증자에 3000억원 규모로 참여하는 동시에 유상증자 완료 이전 시점까지 3000억원을 긴급 지원했다. 한신평은 "계열 관련 지원 부담이 현실화한 가운데 두산건설의 영업실적 전망이 여전히 어둡고 유동성 대응 능력도 부족해 추가적인 지원 부담 발생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유상증자, 자산 매각 등 자구계획이 이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한신평은 "두산건설에 대한 3000억원 규모 증자 참여, 2019년 중 상환 압력이 높아지는 3645억원의 하이브리드증권 상환 부담 등을 감안할 때 자구계획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산에 대해서도 한신평은 "두산중공업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1416억원 투입)하면서 계열사에 대한 지원 의지와 부담이 확대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룹 전반의 재무 위험이 높아진 현 상황에서 두산의 재무구조에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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