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어제(12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를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사과한 데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은 나 원내대표가 여성 혐오적인 표현으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와 국민에게 상처를 줬다며, 정중하게 다시 사과하고 재발 방지까지 약속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그저께(11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집회에서 "(문 대통령과 특별대담을 한) KBS 기자가 요새 '문빠', '달창'들에게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다가 추후 "그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며 사과했습니다.
'문빠'는 '문재인 빠돌이·빠순이'의 줄임말로 문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를 비하하는 표현이며 '달창'은 '달빛기사단'이라 불리는 문 대통령의 지지자를 비하하기 위해 일부 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달빛창녀단'의 줄임말입니다.
이에 대해 이해식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나 원내대표가 여성 혐오적인 일베 용어를 사용해 물의를 일으켰다"며 "그가 사과한다고는 했으나 과연 사과한 것인지 강한 의문이 남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대변인은 "'달창'이라는 누가 봐도 생경한 단어를, 법관 출신인 나 원내대표가 모르고 썼다는 말을 과연 믿을 수 있을까"라며 "그의 말대로 의미를 모르고 썼다면 사리분별력이 없는 것이고, 알고도 모른 척 한 것이면 교활하기 그지 없는 것"이라고 질타했습니다.
그는 "나 원내대표는 발언이 있은지 3시간 30분 만에 서둘러 기자들에게 사과문자를 보냈다"며 "기사화를 막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으로 읽힐지언정 국민과 여성에게 사과한 것 같지 않다. 정식으로 더 정중하게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도 별도의 서면 논평을 통해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나 원내대표는 사과 입장을 냈으나, 재발 방지를 위한 다짐이나 약속이 빠졌다"고 비판했습니다.
박 원내대변인은 "판사 출신인 제1야당 원내대표께서 표현의 의미와 구체적 유래를 몰랐다는 변명은 나 원내대표가 2007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 대변인으로서 '주어는 없다'라는 명언을 남긴 것을 떠오르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에 있다 탈당한 무소속 손혜원 의원도 나 원내대표를 겨냥한 페이스북 글을 통해 "표현의 의미와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썼다? 모르고 쓴 게 더 한심한 일인 걸 아직도 모르시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제1야당 원내대표라는 분이 이걸 핑계라고 댑니까? 요즘 내뱉는 말들도 의미도 모른 채 마구 떠드는 것이었군요"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 분, 이제 두려운 게 없는 것 같다"며 "인내하면서 오늘 같은 헛발질을 모아가고 있다. 세상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향후 법적 대응을 암시하기도 했습니다.
손 의원은 나 원내대표가 올해 초 여야 원내 협상에서 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나 청문회를 요구한 뒤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나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 글을 수차례 게시해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