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개인 해외송금시장, 매년 1조 급팽창
입력 2019-05-12 18:50 
◆ 해외송금 '핀테크 열풍' ◆
국내 핀테크 업체가 앞다퉈 해외 송금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시장 성장세가 무섭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개인들의 해외 송금액을 보여주는 지표인 개인이전소득 지급이 114억5710만달러(약 13조4000억원)에 달한다. 불과 5년 전인 2013년만 해도 78억2190만달러에 불과했는데 매년 1조원 가까이 늘었다는 얘기다.
해외 송금액이 증가하는 배경은 두 가지다. 하나는 내국인이 해외로 이주한 가족·친지 등에게 송금하는 것이다. 최근 자녀들의 해외 유학이 많아진 데다 이민 가정도 늘고 있어 이와 관련된 송금 규모가 커지는 추세다. 이보다 더 큰 성장 축은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의 송금이다. 국내에서 일하고 받은 돈을 자신의 고향으로 보내는 것을 말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국내에 상주하는 15세 이상 외국인은 130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취업자 는 88만4000명에 달한다. 전년 대비 5만명이 늘어난 숫자다. 외국인 취업자 증가 못지않게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임금 증가도 송금에 영향을 주고 있다. 임금이 200만원 이상이라고 응답한 외국인 근로자 비율은 전년 대비 4.8%포인트 증가한 62.1%인 반면 200만원 미만인 외국인 근로자 비율은 4.8%포인트 줄어든 37.9%에 달한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와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장·단기 체류 외국인 노동자의 수입은 총 5조1994억원에 이른다. 1년 미만 단기 취업자의 경우 급료와 임금 지급액, 1년 이상 장기 취업자는 해외 송금액으로 추정한 숫자다. 장기 취업자의 해외 송금액은 연평균 약 2조8000억원 규모다. 시중은행들은 단기 취업자 수입의 대부분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의 지난해 연간 해외 송금액은 5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도 핀테크 업체를 통한 송금에 관심이 많다. 시중은행을 통한 것보다 수수료가 저렴하고 스마트폰을 이용하기 때문에 편리하다. 은행권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10명 가운데 1~2명이 핀테크 업체를 통한 송금을 이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용자 수는 더욱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도 외국인 송금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외국인 고객 전용 모바일 해외 송금 서비스인 '우리글로벌퀵송금'을 출시했다.
이는 영어와 베트남어 등 8개 국어가 지원되고 수취 은행 코드나 주소 같은 복잡한 정보 입력 없이 은행명과 계좌번호 등만 있으면 손쉽게 송금이 가능하다. 송금 한도는 건당 최대 3000달러이며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베트남, 몽골 등 4개국이 대상이다.
특히 수취 국가가 인도네시아인 경우 송금 후 최소 30분 내에 현지에서 돈을 받을 수 있다. 중국에선 '우리 은련퀵송금서비스'를 통해 공상은행, 중국은행, 교통은행 등 13개 은행 계좌를 가진 중국인이 현지 은행 계좌로 실시간 송금을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외국인 특화 점포로 추가 개설했다. 이곳은 평일에 은행 방문이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휴일에도 문을 연다. 베트남어와 태국어, 러시아어에 능통한 직원을 배치하고 해외 송금, 환전, 계좌 신규 발급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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