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투자 위축…외환위기 수준 심각"

건설 경기 불황이 세 분기 연속 건설 투자 감소로 이어지면서 과거 IMF 외환위기 때와 유사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의 건설업 규제는 앞으로 더욱 강화될 전망이어서 결국 일자리에 역풍이 불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2일 발표한 '건설·주택 경기 긴급 진단 연구' 보고서에서 국내 건설 투자가 지난해 3분기 이후 올해 1분기까지 세 분기 연속 5%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에 전 분기 대비 1.5% 감소하며 14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데 이어 작년 3분기에는 8.9%, 4분기 5.9%, 올해 1분기에는 7.4%가 각각 감소했다.
건설 투자가 세 분기 연속 5% 이상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였던 1998년 2~4분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 큰 경제 악재가 없는 가운데 건설 투자가 세 분기 연속 5% 이상 감소한 것은 주택 분야를 중심으로 민간 건설 경기가 빠르게 하락하고 공공부문 실적도 부진하기 때문이다.
이홍일 연구위원은 "건설 경기의 선행 지표인 지난해 건설 수주도 154조5000억원으로 최근 4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건설 경기 침체가 국내 경제성장률 둔화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건설 경기가 위축되면서 올해 1월 건설업 취업자 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1.0% 줄어 2016년 7월(-0.4%) 이후 처음 감소세로 전환했다. 연구원은 건설업 취업자 수 지표는 건설 투자보다 2~3분기 정도 후행하기 때문에 최소 2020년까지 빠른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최근 주거복지 로드맵과 3기 신도시 건설로 인한 수급 불균형 우려도 제기했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주거복지 로드맵상의 6만2000가구와 최근 3차에 걸친 3기 신도시 등 신규 택지 추진 계획에 따른 30만가구를 합해 총 36만2000가구가 수도권에서 공급되는데 이로 인해 공급이 신규 수요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이 어려운 경기도 외곽은 교통 대책이 구비된 3기 신도시 발표로 상황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요 선행 지표인 주택 매매 거래량이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전세가율도 하락하고 있다"며 "주택 시장 침체에 대비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범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