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 충전 중 화재 잇따라, 3년간 22건

전동킥보드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재 등이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부산 영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9시께 부산 영도구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주민 30여 명이 대피했으며 8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불은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40분 만에 꺼졌으나 소방서 추산 10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불이 난 14층에 살고 있는 A 군(12)이 전동킥보드를 충전하던 중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A군이 충전하던 전동킥보드는 발판에 두 발을 올리고 손잡이 없이 타는 국산 제품으로 4년 전 30만원을 주고 구매한 것이다. 경찰은 제품 설명서에 명시된 권장 충전시간이 2∼3시간인 점인데 충전을 2시간 가량 했다는 A군의 진술에 따라 화재 원인이 과충전 탓은 아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제조사 측과 제품 업그레이드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해당 제품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다.
이처럼 전동킥보드 배터리 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재 등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 18일 오전 2시에도 경기 남양주 한 아파트에서 충전하던 전동킥보드에서 불이 나 소방서 추산 800만원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지난해 8월 21일 오전 9시께에는 서울 성북구 고려대 생명과학관 6층짜리 건물 4층 복도에서 충전하던 전동킥보드에서 불이 나 8분 만에 꺼졌다. 이 화재로 연구실의 교수와 대학원생, 한국어 기말시험을 치던 한국어센터 외국인 학생 등 200여 명이 대피했다.

올해 3월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한국소비자원 통계에 따르면 2015∼2018년 전동킥보드 사고는 528건 발생했다. 2015년 14건, 2016년 84건, 2017년 197건이었다가 2018년 233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불량·고장이 264건(50%), 파손이 60건(11.4%), 배터리 불량 등에 따른 화재가 22건(4.2%)이었다. 운행 사고도 182건(34.4%)에 달해 탑승자의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는 제품 구매 전 국가통합인증마크(KC 마크)와 인증번호를 확인하고 사후관리(AS)와 생산물 배상책임보험 가입 여부를 따져볼 것을 권고했다. 또 규격에 맞지 않은 충전기, 타사 충전기 사용은 화재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고 충전 시에는 가연물질을 멀리 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