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지을때 경비원 휴게실 의무화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아파트를 지을 때 건축 단계에서부터 경비원과 미화원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또 에어컨 실외기 설치를 위한 별도 공간을 마련해야 하고, 전기차 증가 추세에 맞춰 아파트 주차장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이동형 충전 콘센트 수도 늘어난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주택 건설 기준 등에 관한 규정·규칙'과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 주택 건설 기준' 개정안을 9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우선 공동주택(아파트·연립 등) 사업주는 경비원과 미화원, 관리사무소 직원의 휴게시설을 관리사무소의 일부로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현행 법령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고용주에게 이들을 위한 휴게시설 설치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사실상 입주민이 휴게시설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완공된 아파트에 추가 공사비를 들여 휴게시설을 지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고, 비용 부담을 둘러싼 입주민과 아파트 건설사 사이 갈등도 잦았다.

하지만 국토부가 아예 공동주택을 짓는 사업주(건설사)에 건축 단계부터 경비원·미화원 휴게시설을 반드시 두도록 규정하면서 입주민과 사업주 간 충돌도 줄고 경비원·미화원 등 근로자의 근무 여건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에어컨 실외기와 관련한 규정도 손질했다. 입주 후에도 에어컨을 쉽게 설치할 수 있게 에어컨 실외기실을 주거생활 공간과 분리하도록 만들었다. 그동안 좁은 아파트는 다용도실 등 생활공간에 실외기 공간을 마련해 입주민이 불편을 겪는 경우가 있었다.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선 이동형 충전 콘센트를 설치해야 하는 아파트 단지를 기존 500가구 이상에서 아파트 전체로 확대하는 규정이 포함됐다. 설치 비율도 주차 면수의 2%에서 4%까지 늘린다. 이동형 콘센트란 전기차 전용 급속·완속 충전기와 달리 간편하게 일반 가전제품을 사용하듯 플러그를 꽂아 충전할 수 있도록 주차장 벽 등에 설치된 콘센트를 뜻한다.
개정안은 오는 6월 18일까지 입법 및 행정예고 후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를 거쳐 이르면 9월께 적용될 예정이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