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에서 촉발된 초저가 경쟁이 편의점으로까지 번졌다. 과거 '정찰제' 이미지를 탈피하고 저가형 상품과 자체브랜드(PB), 각종 할인을 통해 오프라인 채널을 찾는 소비자를 편의점으로 유입시키겠다는 전략이다.
9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오는 11일부터 '민생도시락김(200원)'을 시작으로 '민생라면컵(580원)', '민생황사마스크(KF94·470원)' 등 저가형 상품을 연이어 출시한다. 이들 제품은 일반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대비 가격이 40~50% 이상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앞서 이마트24는 지난해 10월 말 출시한 '민생라면'의 가격을 올해 2월부터 1봉지당 550원에서 390원으로 낮춰 판매한 바 있다. 그 결과, 민생라면의 판매량은 가격 인하 후 3주만에 100만개를 돌파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민생시리즈 상품은 소비자에게 가성비 좋은 상품을 제공해 가계 경제에 도움이 되고, 가맹점 매출을 극대화하자는 취지"라며 "앞으로도 동업계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초저가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CU 핵이득 간편식 시리즈. [사진 제공=BGF]
CU는 오는 7월 말까지 일반 제품보다 50~60% 저렴한 간편식을 판매한다. 대표 제품은 '스팸김치 덮밥(2500원)', '원조 김밥(1700원)', '소고기 고추장 삼각김밥(700원)' 등이다. 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원재료로 국내산 돼지고기와 CJ제일제당 스팸 등을 사용해 품질을 유지했다.GS25가 선보인 '위드샐러드(1900원)'는 가격을 50% 가량 낮춘 가성비로 인기를 끌면서 지난 3월 출시 이후 한 달간 샐러드 11종 중 23%의 매출 비중을 차지했다. 세븐일레븐은 스페인 맥주 '라에스빠뇰라'를 4캔에 5000원에 판매하면서 '수입맥주 4캔 1만원' 인식을 깼다.
대형 유통채널보다 편의점 가격이 저렴한 제품도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 CJ제일제당 햇반(210g*3개입) 가격은 CU가 4000원으로 서울시 내 대형마트보다 낮았다. 해태 자유시간(36g)은 CU와 GS25가 각각 1000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이는 편의점 본사 기준으로, 가맹점에서는 상황에 따라 가격을 올리거나 내리는 등 조정할 수 있다.
이밖에 통신사 멤버십을 통한 5~10% 할인과 1+1, 2+1 등의 프로모션을 더할 경우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대규모 유통채널과 비교해 충분히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게 편의점업계의 설명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원프러스원 등 프로모션이 일상화되면서 편의점은 이미 정찰제를 벗어난 지 오래"라며 "접근성에 대형마트 수준의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게 되면 편의점이 대표적인 오프라인 채널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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