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고속도로에서 새벽 시간대 중간 차선에 차량을 멈춘 뒤 하차했다가 교통사고로 숨진 20대 배우의 남편이 사고 당일 술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9일 경기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교통사고로 숨진 배우 A(28)씨의 남편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일 영종도에서 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사고 당시 B씨는 운전자 A씨 옆 좌석에 동승한 후 차량에서 먼저 내렸고 이후 차에서 내린 A씨는 다른 차량에 치여 숨졌다.
하지만 B씨는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A씨의 음주 여부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경찰은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했지만 B씨가 운전을 하지 아닌 점을 들어 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도 술을 마신 뒤 운전을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당시 함께 있었던 동석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시신 부검 최종 결과가 나오면 음주 여부는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전에 음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확보한 블랙박스 영상에서는 A씨가 차에서 내린 뒤 허리를 90도까지 숙이는 등 구토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A씨는 지난 6일 오전 3시 52분께 인천공항고속도로 서울 방향 김포공항IC 인근에서 승용차 2대에 잇따라 치여 숨졌다. 그는 사고 직전 편도 3차로 고속도로에서 한 가운데인 2차로에 차량을 세운 뒤 비상등을 켜고 차에서 내려 트렁크 쪽에서 허리를 숙인 채 서 있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소변이 급해 차량을 세우게 됐고 인근 화단에서 볼일을 본 뒤 돌아와 보니 사고가 나 있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A씨가 고속도로 한가운데에 차량을 세운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김포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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