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교대 남학생이 동기 여학생 불법촬영…"가해자 교단 진입 막아야"

광주교육대학교에 다니는 남학생이 화장실에서 학과 동기 여학생을 불법 촬영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불거졌다.
페이스북 '광주교대 대신말해드립니다' 페이지에는 지난 8일 학내에 나붙은 대자보 사진이 올라왔다. 이 대자보는 '예비교사의 불법 촬영 행위를 고발합니다. 가해자의 퇴학과 법적 처벌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이 달려 있다.
대자보의 내용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광주교대 음악교육과 학생 16명과 지도교수 1명이 함께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갔다.
사건은 수학여행 마지막 날인 지난달 25일에 일어났다. 이날 오전 1시께 A학생이 동기들과 같이 있다가 홀로 화장실에 갔다. A학생은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던 중 창문 아래에서 누군가가 휴대전화를 내밀어 올리는 것을 목격했다.

즉시 화장실에서 나온 A학생은 동기 남학생 B군에게 요청하는 과정에서 화장실에서 본 휴대전화 케이스가 B학생의 것과 같다는 점을 확인했다. A학생은 수학여행에서 돌아온 날 저녁 A학생은 전화 통화로 추궁한 끝에 B학생은 자신이 화장실 촬영을 시도한 사실을 인정했다.
대자보에서 A학생은 "제가 연락을 취하기 전까지 (B학생이)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며 소름이 끼쳤다"며 "저 혼자 불편한 채로 평생 살아갈 생각을 하니 끔찍해서 견딜 수 없다"고 밝혔다. 대자보는 A학생이 동기들과 상의한 뒤 B학생을 경찰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광주교대 음악교육과 17학번을 자처하는 학생 27명은 이 같은 내용의 대자보를 학생회관에 붙이는 한편 학내 SNS 커뮤니티에도 올려 공론화에 나섰다.
이들은 대자보를 통해 "가해자의 교단 진입을 막기 위해 이 사실을 모든 학우에게 알린다"며 "학교 측에 가해자의 퇴학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자보의 내용에 따르면 휴대전화를 제출하라는 경찰의 요청에 B학생은 휴대전화를 분실했다며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거짓말 탐지기 조사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광주교대 측은 성폭력 예방 운영위원회 회의를 열어 이번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는 한편 물의를 빚은 학생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뉴스국 박동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