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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레이더M]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사이판 리조트 매각
입력 2019-05-09 09:31  | 수정 2019-05-09 09:33

[본 기사는 05월 09일(01:00)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사이판 현지 대표 리조트인 '사이판 월드리조트'를 매각한다.
8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최근 삼정KPMG를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사이판 월드리조트 매각절차를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사이판 월드리조트의 가치가 1500억원 전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 사이판 월드리조트 전경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익성 악화를 겪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재무상태 개선을 위해 자산 처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차환 목적 등으로 지난해에만 3차례 사모사채를 발행해 450억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97억원으로 전년(861억원) 대비 42.3% 감소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지난해 매출은 1조28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55억원으로 29.2% 감소했다. 리조트와 호텔, 단체급식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해 호텔과 단체급식 부문에서 각각 149억원과 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단체급식사업 부문은 전년 대비 적자 전환한 것이며 호텔부문은 수년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리조트사업은 지난해 유일한 영업이익 흑자(392억원)를 기록한 알짜 사업부문이다. 리조트에서 돈을 벌어 호텔과 단체급식 적자를 충당하는 구조지만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일부 자산을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리조트 사업부문은 국내 선두권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09년 워크아웃 중이던 월드건설로부터 사이판 월드리조트를 약 300억원에 인수하면서 리조트 사업을 해외로 확장했으나 결국 10년 만에 매물로 내놓게 됐다. 매각에 나선 사이판 월드리조트는 현지에서 최고급 리조트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지상 10층의 총 260여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면적인 리노베이션 작업이 진행중이다. 부지 면적만 4만3000㎡에 이르며 정글 부지로 7만9000㎡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지속적인 개발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또 대형 워터파크인 '웨이브 정글'을 보유하고 있다. 연 매출액은 400억원대 수준이며 지난해 10월 태풍 '위투'로 피해를 입기 전까진 지속적인 실적 성장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가족 휴양지로 꼽히는 사이판은 15개 섬으로 이루어진 미국의 태평양 자치령 '북마리아나 제도'의 가장 큰 섬으로 면적은 우리나라 수원시 수준이다. 괌에서 북쪽으로 2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한국에서 직항 노선으로 4시간 반 정도 걸린다. 주요 관광객은 한국·중국·일본인이며 사이판을 다녀오는 연간 한국인 여행객은 지난해 25만명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거에는 비교적 고가 여행지로 꼽혔으나 저비용항공사(LCC)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1986년 한화그룹이 전신인 정아그룹을 인수하며 그룹에 편입됐다. 2009년 12월 한화개발 합병 및 한화 63시티 식음·문화 사업 분야 영업양수 후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한편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최근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한화그룹이 항공사업을 영위하게 될 경우 시너지 발생이 가능한 사업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조시영 기자 /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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