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동인광학 P플랜 개시 결정…"자율구조조정 협의 기반한 첫 사례"

광학렌즈 제조업체인 동인광학이 자율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ARS) 진행 과정에서 협의된 내용을 토대로 '사전회생계획제도(P플랜)' 절차를 밟는다. 통상 회생절차보다 신속하게 기업 회생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첫 사례다.
서울회생법원 회생11부(부장판사 김상규)는 "지난 7일 광학렌즈 제조업체인 동인광학에 대해 P플랜에 따른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고 8일 밝혔다. P플랜은 법원 주도의 법정관리와 채권단 중심의 워크아웃 장점을 합친 기업 구조조정 방식을 말한다.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개시 결정인인 지난 7일로부터 24일 이후로 정해졌다. 이에 따라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향후 2개월 내 회생계획 인가 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동인광학은 지난해 10월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ARS 진행을 요청했다. ARS는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를 미루고 이전처럼 영업하면서 채권자들과 구조조정 문제를 협의하는 제도다. 법원은 별도 협의회를 꾸려 이해관계자의 의사를 조율해주고 합의에 이르면 회생을 개시하지 않는다. 이후 동인광학은 ARS 진행 도중 채권자 협의가 부결돼 절차를 중단했지만, 채권자 절반 이상의 동의를 얻어내 사전계획안을 제출하는 데엔 성공했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동인광학은 ARS를 통한 자율적 구조조정 합의에는 실패했지만, 이 과정에서 협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P플랜을 신청한 최초 사례"라고 설명했다. 특히 회생절차의 신속성을 도모했다는 점을 들어 "하이브리드 구조조정 절차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영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