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이 상품 홍보와 구매 연결 등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의 성격을 강화한다. 지난달 미국에서는 다른 인터넷 브라우저를 열지 않고 인스타그램에서 직접 결제하는 구매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한국에서는 법 규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만큼 당분간 비즈니스 플랫폼 확대에 집중한단 각오다.
인스타그램은 7일 서울 서초구 한강 세빛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즈니스 플랫폼 현황과 국내 이용자 대상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짐 스콰이어스 인스타그램 비즈니스 및 미디어 총괄 부사장과 제프 블라호비치 인스타그램 아시아태평양 지역 선임 컨슈머 리서치 담당자 등 글로벌 담당자가 참석했다.
스콰이어스 부사장은 "전세계 기준 인스타그램의 월 활동 계정은 10억개로, 매일 5억개의 계정이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한다. 가장 크고 강력한 비즈니스 플랫폼 중 하나인 셈"이라며 "비즈니스 플랫폼에 더 많이 투자해 제품 카탈로그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공유와 구매가 가능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전세계 이용자의 80%가 특정 기업이나 브랜드 계정을 1개 이상 팔로우 하고 있다. 매일 1억3000만명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상품 정보 등 광고를 살펴본다.
인스타그램이 지난해 말 한국인 이용자 2000명을 포함해 전세계 13개국의 만 13~64세 이용자 2만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국내 이용자의 60% 이상이 인스타그램을 브랜드와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92%가 인스타그램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접한 이후 검색이나 구매 등 추가적인 행동을 취했다. 이용자의 23%는 타인에게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했다.
응답자들은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브랜드를 ▲인기있는(76%) ▲재미있는(75%) ▲정보를 주는(72%) ▲창의적인(70%) 브랜드라고 생각했으며, ▲최신 트렌드(58%) ▲신제품(51%) ▲프로모션(48%) 등의 정보를 인스타그램에서 얻길 바랐다. 특히, 재미있고(50%) 진정성(43%)과 창의성(40%)을 갖춘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국내 이용자가 관심을 보인 콘텐츠는 ▲여행(54%) ▲영화(50%) ▲패션(46%) ▲음악(43%) ▲뷰티(34%) ▲식음료(32%) 순이었다.
블라호비치 담당자는 "지난해 기준 스토리 게시물 수가 전년 동기간 대비 50% 이상 증가하는 등 스토리 인기가 높아진 만큼, 스토리를 통해 비하인드 장면이나 제품 리뷰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이 상품 친밀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인스타그램에서는 광고 등 마케팅만 가능하다. 하지만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사진을 눌러 결제하는 시범 서비스가 공개된 만큼 향후 전자상거래 업체로서의 확대도 가능해졌다. 다만, 스콰이어스 부사장은 결제 시스템 도입 시기와 관련해 "구체적인 시기를 밝히긴 어렵다.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인스타그램 코리아 관계자 역시 "전자상거래법 등 판매 채널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국내 도입까진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콰이어스 부사장은 최근 논란이 된 임블리 사태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기업 마케팅과 제품 판매 시 발생하는 부작용과 관련해 "글로벌팀에서 3만명이 정책 위반 사례를 찾아내고 있다. 가이드라인을 어길 경우 콘텐츠 또는 계정이 삭제된다"며 "인플루언서의 탈세 등은 플랫폼 업체인 인스타그램이 책임져야 할 부분은 없지만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성 콘텐츠에 이용자가 부담을 느낄 수 있단 지적에는 "너무 상업적이지 않도록 유료광고 등을 일정 수준 제한하고 있다"며 "원하지 않은 광고는 보지 않도록 피드백 시스템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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