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 "북극해, 남중국해가 되길 원하는가"…중국 "두고 보자"
입력 2019-05-07 10:46  | 수정 2019-05-14 11:05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현지시간으로 어제(6일) 북극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공격적인 행동"을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핀란드 로바니에미에서 열린 제17차 북극이사회 각료회의 연설에서 "(석유와 가스, 광물, 수산자원 등이 많은) 북극은 힘과 경쟁의 지역이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AF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습니다.

북극이사회는 미국과 러시아, 캐나다,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웨덴 등 8개국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중국과 인도, 한국, 싱가포르, 이탈리아, 일본 등은 옵서버 국가입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이 다른 지역에서 보여준 공격적인 행동 방식은 북극을 어떻게 다룰지를 보여준다"면서, "북극해가 군사화와 경쟁적인 영유권 주장으로 가득한 또 하나의 남중국해가 되기를 원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는 북극과의 최단 거리가 900마일(1천 448㎞)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북극 인접 국가'라고 규정하는 중국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직 북극 국가와 비(非) 북극 국가만 존재한다. 제3의 범주(category)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다른 범주를 주장해도 중국에는 아무런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한 "에티오피아에서 중국이 건설한 도로가 몇 년 후 무너지고 위험하게 된 것처럼 북극의 인프라도 그렇게 되기를 원하는가"라고 반문한 뒤, "중국에서 규제받지 않은 산업 활동과 어선 선단의 조업이 생태학적 파괴를 일으킨 것처럼 북극 환경이 (그런 위험에) 노출되기를 원하는가"라며 중국의 북극 투자에 따른 위험을 경고하고도 했습니다.

미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의 하나로 북극에 접근하는 중국을 견제해왔습니다.

가오펑 중국 외교부 북극 특별대표는 "그(폼페이오)가 힘의 경쟁을 말했다. 경쟁이라고? 누가 더 많은 친구를 얻는지 보자"며 미국과의 경쟁을 예고했다고 AFP는 전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러시아의 북극 재무장도 경계했습니다. 그는 "러시아는 벌써 북극에 군화 자국을 남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가 소련 붕괴 이후 폐쇄했던 몇 개의 군사기지를 다시 가동하는 등 북극 지역 군사주둔을 강화하는 것에 대한 견제 발언으로 외신들은 분석했습니다.


한편, 베네수엘라 사태를 놓고 미국과 러시아 간에 긴장이 커지는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은 북극이사회 각료회의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별도로 만났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러 외교장관 회담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의 미국 선거 개입은 "부적절하다"고 라브로프 장관에게 말했다고 AFP는 전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한 북극을 향한 중국과 러시아의 야심을 견제하기 위해 "군사훈련을 하고, 미군 주둔을 강화하는 한편 쇄빙선을 재건하고 해안경비대 자금을 확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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