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은 '삼시세끼' 안성탕면만 먹어 화제가 된 박병구 할아버지(1929년생)에게 올해 어버이날을 앞두고 건강을 기원하는 선물을 전달했다고 7일 밝혔다.
농심은 1994년 박 할아버지의 소식이 세상에 알려진 후 지금까지 26년째 안성탕면을 무상 제공하며 각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박 할아버지가 라면만으로 삼시세끼를 해결하게 된 것은 젊은 시절 앓았던 장 질환 때문이다. 1972년 장의 통로가 좁아져 음식을 소화할 수 없는 '장협착증' 진단을 받은 박 할아버지는 '라면을 먹으면 속이 확 풀어진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라면을 찾기 시작했다.
박 할아버지는 "거짓말처럼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함과 함께 오랜 만에 포만감을 느꼈다"며 "이제 살았다는 생각과 삶의 희망을 보게 됐다"고 회고했다.
박 할아버지는 여러 라면을 먹어봤지만 농심 소고기라면만큼 맛있고 속도 편한 라면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때부터 삼시세끼 소고기라면만 고집했고, 이후 '해피라면'에서 현재의 '안성탕면'으로 이어졌다. 안성탕면이 1983년에 출시됐고 해피라면이 1990년대 초반에 단종됐다 점에 미루어 볼 때 박 할아버지는 30년 이상을 안성탕면만 먹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농심 관계자는 "안성탕면은 시골 우거지장국 맛을 모티브로 개발한 제품"이라며 "된장으로 맛을 낸 구수한 국물이 박 할아버지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박병구 할아버지께 라면을 전달하는 농심 춘천지점 강한솔 대리. [사진 제공=농심]
농심은 1994년 박 할아버지의 소식을 처음 듣게 됐다. 당시 20년 넘게 농심라면만 먹고 살아왔던 할아버지의 사연은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고, 농심은 할아버지에게 안성탕면을 무상제공하기로 약속했다. 그 이후로 농심이 제공한 안성탕면은 총 900여 박스에 달한다.올해 91세가 된 박 할아버지는 여전히 안성탕면 외 다른 식사나 간식은 먹지 않고, 하루 세 끼 안성탕면만 고집하고 있다. 노환으로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을 제외하고는 몸에 큰 이상 없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라면도 직접 끓여먹고, 일주일에 한 두 번은 텃밭 관리도 한다.
다만 젊었을 때 한 끼에 두 봉씩 먹던 라면의 양은 한 개로 줄었다. 2~3년 전부턴 라면을 잘게 부순 뒤 조리법대로 뜨겁게 조리하고 숟가락으로 천천히 떠먹는다.
정효진 농심 춘천지점 지점장은 "박 할아버지가 안성탕면을 드시면서 건강하게 오래 사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앞으로 계속 할아버지께 안성탕면을 제공해드리고, 자주 찾아 뵐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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