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 광명·시흥 일대를 3기 신도시로 지정하는 것은 광명·시흥테크노밸리와 연계한 일자리 창출과 함께 신안산선 복선전철 연결 등으로 서울 접근성 개선 가능성이 높아 서울 서남부 일대 주택수요 분산이 용이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다른 지역에 비해 대규모 신도시 지정에 따른 민심 반발이 크지 않고 다수 주민을 비롯해 광명시가 신도시 지정을 원하고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지난해 말 시내 특별관리지역이 3기 신도시로 지정되면 특별관리지역을 통합 개발해달라는 일부 주민들 청원을 국토교통부에 전달했다. 신도시 후보지로 꼽히는 곳은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 후보지로 지정됐던 광명동, 시흥시 과림동 일대 1736만㎡ 용지다. 2014년 개발계획이 무산(지정 해제)된 뒤 주민이 거주하는 취락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특별관리지역 인근에는 약 10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올 광명·시흥테크노밸리를 조성 중이다. 교통 전문가들은 "광명에 3기 신도시가 들어오면 올 하반기 착공하는 신안산선 복선전철 승강장이 광명·시흥테크노밸리에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경기 북쪽에도 수만 가구 규모 미니신도시급 택지가 추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 19일 발표한 15만5000가구분 3기 신도시 택지 중 약 9만8000가구(남양주 왕숙·하남 교산)가 수도권 동쪽에 몰린 것에 대해 당시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발표만 봐선 그렇지만 전체로 보면 균형을 잡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서쪽 지역에 인천계양테크노밸리가, 동쪽에 남양주 왕숙지구가 포함된 만큼 이번에 남쪽에 광명·시흥지구가 지정되고 북부권 한 곳이 추가 지정되면 '동서남북' 균형을 갖추게 돼 지역적 형평성도 맞게 된다는 논리다.
경기 북부권에서는 고양시 원흥지구 인근, 장항동 일대 등이 유력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이들 지역은 주변에 이미 조성된 소규모 택지들이 있지만 전철이나 버스 노선 같은 교통시설이 미비해 주민 불편이 컸던 곳이다.
이번에 서울시는 국토부와 함께 도심 내 자투리 유휴용지 등에 소규모 택지를 지정해 7000여 가구 공급 계획을 내놓는다. 지난해 12월 2차 신규 택지 발표 당시 서울시는 총 24곳에 1만5000가구 물량을 내놨는데, 이번에 절반도 안 되는 물량을 내놓기로 한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래 세대를 위해 남겨놔야 한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은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공급효과가 가장 클 텐데 서울시에서 재건축·재개발을 무조건 누르고 그린벨트 해제도 안 하는 상황"이라며 "장기적 대책이라기보다는 땜질식 처방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당초 3기 신도시 잔여 물량 11만가구 발표 시점을 6월 말로 잡고 있었다. 원래 계획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진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의가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돼 발표를 앞당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3기 신도시 발표를 앞당긴 이유는 최근 꿈틀거리는 집값과 관련이 깊다고 보고 있다. 서울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전망이 시장 곳곳에서 나오자 이를 억제하기 위한 목적이 깔렸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달 초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5월 1주 차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0%로 보합을 기록했다. 작년 10월 4주 차부터 시작한 하락세가 6개월여 만에 멈춘 것이다. KB부동산의 4월 서울 매매전망지수도 전월보다 7.1포인트 오른 81.4를 기록하며 작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
4월 거래량도 2400건을 기록해 올해 처음으로 2000건을 넘어섰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아파트 공시가격이 발표되고,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서울 집값에 '지지대'가 생겼다는 분석이 많이 나왔다"며 "정부가 3기 신도시를 빨리 발표해 부동산 시장이 엉뚱한 방향으로 튀는 것을 막으려 한 듯하다"고 밝혔다.
유력 후보지인 광명·시흥 일대에 땅 투기 조짐이 일어나고 있는 점도 후보지 발표를 서두르는 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들 지역은 작년 말부터 3기 신도시 후보지로 꾸준히 거론되며 기획부동산이 상당히 많이 들어와 있는 상태다. 정부는 이상 과열 분위기를 잡으면서 앞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할 때 보상비 문제가 불거질 조짐까지 미리 차단하려 한 것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4월 광명시 가학동 일대에서 토지는 모두 117건이나 거래됐다. 작년 같은 기간(47건)보다 2.5배나 늘어난 수치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작년 초만 해도 3.3㎡당 20만~30만원이던 농지 가격은 50만~60만원까지 올라왔다.
일각에선 정부가 '집값 트라우마' 때문에 3기 신도시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허둥허둥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기존에 추진 중이던 3기 신도시와 중소규모 신규 택지에서도 주민 반발이 계속되는데 정부가 너무 무리하고 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최근 수도권 3기 신도시 주민들은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며 반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2월 말엔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연합 집회를 열었고, 3월 말엔 청와대 앞까지 올라와 집회를 개최했다. 갈등이 심해지면서 중소 규모 신규 택지 중 10군데서 이미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가 생략됐고, 3기 신도시 중 과천 과천지구에서도 같은 사례가 나타났다.
[이지용 기자 / 최재원 기자 /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무엇보다 다른 지역에 비해 대규모 신도시 지정에 따른 민심 반발이 크지 않고 다수 주민을 비롯해 광명시가 신도시 지정을 원하고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지난해 말 시내 특별관리지역이 3기 신도시로 지정되면 특별관리지역을 통합 개발해달라는 일부 주민들 청원을 국토교통부에 전달했다. 신도시 후보지로 꼽히는 곳은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 후보지로 지정됐던 광명동, 시흥시 과림동 일대 1736만㎡ 용지다. 2014년 개발계획이 무산(지정 해제)된 뒤 주민이 거주하는 취락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특별관리지역 인근에는 약 10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올 광명·시흥테크노밸리를 조성 중이다. 교통 전문가들은 "광명에 3기 신도시가 들어오면 올 하반기 착공하는 신안산선 복선전철 승강장이 광명·시흥테크노밸리에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경기 북쪽에도 수만 가구 규모 미니신도시급 택지가 추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 19일 발표한 15만5000가구분 3기 신도시 택지 중 약 9만8000가구(남양주 왕숙·하남 교산)가 수도권 동쪽에 몰린 것에 대해 당시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발표만 봐선 그렇지만 전체로 보면 균형을 잡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경기 북부권에서는 고양시 원흥지구 인근, 장항동 일대 등이 유력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이들 지역은 주변에 이미 조성된 소규모 택지들이 있지만 전철이나 버스 노선 같은 교통시설이 미비해 주민 불편이 컸던 곳이다.
이번에 서울시는 국토부와 함께 도심 내 자투리 유휴용지 등에 소규모 택지를 지정해 7000여 가구 공급 계획을 내놓는다. 지난해 12월 2차 신규 택지 발표 당시 서울시는 총 24곳에 1만5000가구 물량을 내놨는데, 이번에 절반도 안 되는 물량을 내놓기로 한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래 세대를 위해 남겨놔야 한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은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공급효과가 가장 클 텐데 서울시에서 재건축·재개발을 무조건 누르고 그린벨트 해제도 안 하는 상황"이라며 "장기적 대책이라기보다는 땜질식 처방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당초 3기 신도시 잔여 물량 11만가구 발표 시점을 6월 말로 잡고 있었다. 원래 계획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진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의가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돼 발표를 앞당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3기 신도시 발표를 앞당긴 이유는 최근 꿈틀거리는 집값과 관련이 깊다고 보고 있다. 서울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전망이 시장 곳곳에서 나오자 이를 억제하기 위한 목적이 깔렸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달 초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5월 1주 차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0%로 보합을 기록했다. 작년 10월 4주 차부터 시작한 하락세가 6개월여 만에 멈춘 것이다. KB부동산의 4월 서울 매매전망지수도 전월보다 7.1포인트 오른 81.4를 기록하며 작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
4월 거래량도 2400건을 기록해 올해 처음으로 2000건을 넘어섰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아파트 공시가격이 발표되고,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서울 집값에 '지지대'가 생겼다는 분석이 많이 나왔다"며 "정부가 3기 신도시를 빨리 발표해 부동산 시장이 엉뚱한 방향으로 튀는 것을 막으려 한 듯하다"고 밝혔다.
유력 후보지인 광명·시흥 일대에 땅 투기 조짐이 일어나고 있는 점도 후보지 발표를 서두르는 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들 지역은 작년 말부터 3기 신도시 후보지로 꾸준히 거론되며 기획부동산이 상당히 많이 들어와 있는 상태다. 정부는 이상 과열 분위기를 잡으면서 앞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할 때 보상비 문제가 불거질 조짐까지 미리 차단하려 한 것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4월 광명시 가학동 일대에서 토지는 모두 117건이나 거래됐다. 작년 같은 기간(47건)보다 2.5배나 늘어난 수치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작년 초만 해도 3.3㎡당 20만~30만원이던 농지 가격은 50만~60만원까지 올라왔다.
일각에선 정부가 '집값 트라우마' 때문에 3기 신도시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허둥허둥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기존에 추진 중이던 3기 신도시와 중소규모 신규 택지에서도 주민 반발이 계속되는데 정부가 너무 무리하고 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최근 수도권 3기 신도시 주민들은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며 반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2월 말엔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연합 집회를 열었고, 3월 말엔 청와대 앞까지 올라와 집회를 개최했다. 갈등이 심해지면서 중소 규모 신규 택지 중 10군데서 이미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가 생략됐고, 3기 신도시 중 과천 과천지구에서도 같은 사례가 나타났다.
[이지용 기자 / 최재원 기자 /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