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상인, 고금리 사금융 찾지마세요"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신안프라자. 상점 96개가 자리 잡은 안산의 큰 전통시장 중 하나지만 최근 시화·반월공단 공정 가동률이 떨어지는 등 안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불똥이 튀었다. 경기 악화로 급전이 필요한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고금리 불법 사금융'의 유혹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사진)이 급하게 이곳을 찾은 이유도 이를 막기 위해서다.
이계문 원장은 이날 상인들과 간담회를 열어 서민금융상품인 '전통시장상인대출'을 홍보하며 회원 가입을 설득했다. 그는 "서민금융진흥원이 돈을 지원하면 상인회가 2년간 최대 1000만원까지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 대출해주는 상품"이라고 홍보했다.
이에 구영철 신안플라자 상인회장(70)은 "일수(매일 일정금액을 갚는 대출)는 보통 대출기간이 3년인데, 해당 상품의 대출기간은 2년으로 너무 짧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이 원장은 "수요가 많으면 (대출기간을) 바꾸면 되니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상인대출은 영세 상인을 대상으로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전통시장 상인회가 지방자치단체 추천으로 서민금융진흥원과 계약을 맺고 최대 2억원을 받아 소속 상인에게 대출해준다. 연 3~4% 이자로 한 점포당 최대 1000만원까지 돈을 빌려준다. 이자는 진흥원이 받는 것이 아니라 각 상인회의 운용자금으로 사용된다. 진흥원으로서는 사실상 무이자인 셈이다.

이 대출 상품은 2008년 도입돼 현재 전국 307개 전통시장에서 운용되고 있다. 이날 상인들이 "정말 보증이 없느냐"며 반신반의하자 이 원장은 '무보증·무이자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이자와 보증 없이 돈을 빌려준다"며 "만약 부실이 생기면 상인회 책임이지만 그 부담을 덜어주려고 전체 금액의 5~10%를 충당금 성격으로 미리 진흥원에 예치해달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30분가량 이어진 간담회를 마친 뒤 이 원장은 상가 내 모든 상점을 돌며 서민금융상품을 홍보했다. 이 원장은 "보통 상인 1명당 300만~500만원 정도의 적은 돈을 대출해주는데도 시장에서는 고금리 불법 일수가 사라졌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안산 =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