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 5일 오후(현지시간) 국내선 여객기가 이륙 직후 회항해 비상착륙하는 과정에서 기체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현재까지 승객과 승무원 등 41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50분께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을 이륙해 북부 도시 무르만스크로 향하는 러시아 국영 아에로플로트 항공사 '슈퍼젯100' 기종 여객기가 약 28분간의 비행 뒤 기술적 이유로 회항해 셰레메티예보 공항에 돌아가 비상착륙했다.
여객기는 이륙 후 모스크바 인근 상공을 몇 차례 선회 비행하다 급격히 고도를 낮춘 뒤 비상착륙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객기는 너무 빠른 하강 속도 때문에 첫 번째 시도에서 착륙하지 못하고 두 번째 시도에서 착륙에 성공했다. 하지만 착륙 과정에 기체가 화염에 휩싸였고 승객들은 비상 트랩을 통해 긴급 대피해야 했다.
사고 여객기에는 승객 73명과 승무원 5명 등 모두 78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직후 1명으로 알려졌던 사망자 수는 계속해 늘어났다. 자정 무렵 러시아 연방수사국은 이 사고로 현재까지 "승객 40명과 승무원 1명 등 4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에로플로트 항공사 측은 "여객기가 공항에 착륙한 이후 비행기 엔진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륙 과정에서 기체 배선 계통에서 발화가 있었다"고 전해 사고 경위에 대한 의견이 나뉘고 있다.
타스 통신은 자체 재난당국 소식통을 인용, 기체에 벼락이 떨어진 것이 사고 원인이 됐으며 이후 기장이 회항과 비상착륙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기체를 번개가 타격했고, 그 이후 전자장치가 고장났다"면서 "승무원도 번개 타격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착륙 과정에서 기체가 두 차례 활주로와 충돌했다"고 부연했다.
항공당국 및 수사 당국은 여객기 생존자와 공항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 및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디지털뉴스국 최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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