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한진重 통상임금 소송 파기환송…"신의칙 엄격히 따져야" 재확인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고 추가 법정수당을 지급해달라"는 주장에 대해 대법원이 '신의성실 원칙(신의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지난 2월 인천 시영운수 통상임금 소송에서 내린 결정과 같은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윤 모씨 등 한진중공업 노동자 360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미지급 법정수당 청구가 신의칙에 반한다'는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회사가 지급해야 할 임금이 증가해 예측하지 않았던 재정적 부담이 발생할 수 있지만 추가 법정수당 규모 등에 비춰보면 회사 경영상 중대한 어려움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소송에서 추가 지급해야 할 추가 법정 수당은 5억원대로 연 매출액 5조~6조원의 0.1%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판결문에 따르면 윤씨 등은 2012년 8월 단체협약에서 정한 정기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해당하기 때문에 법정수당을 다시 계산해 차액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앞서 1·2심은 정기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봤지만, '기업의 경영상 어려움이 초래되면 추가 법정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측의 신의칙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 일부 패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지난 2월 인천 시영운수 소속 버스기사 박 모씨 등 22명이 낸 통상임금 소송 상고심에도 "추가 법정수당이 회사 연간 매출액의 2~4%에 불과해 신의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원고 승소 취지로 파기환송한 바 있다.
[송광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