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차익매물 줄고 美임상까지…지노믹트리에 꽂힌 기관들
입력 2019-05-02 17:41 
암 조기 진단 키트 개발업체 지노믹트리 주가가 3거래일 만에 20% 이상 급등했다. 지난 3월 코스닥 이전 상장 직후 주가를 짓눌렀던 벤처캐피털(VC) 차익실현(오버행) 물량이 줄어든 데다 미국 임상 개시와 관련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노믹트리 주가는 전날 대비 0.61% 오른 3만30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29일 대비 21.5% 급등한 수준이다. 코스닥 이전 상장 이후 최저점인 지난달 8일에 비해서는 39% 올랐다.
지노믹트리는 조직검사가 아닌 대변을 이용해 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기술을 가진 기업이다.
지노믹트리 주가는 3월 27일 코스닥 상장 직후 부진한 흐름을 보인 바 있다. 공모가 2만7000원으로 상장했으나 4월 초 2만3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초기 투자자인 산은캐피탈이 3월 27일 기준 10.84%에서 4월 4일 3.35%로 지분을 줄이며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은캐피탈 물량이 정리되면서 주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주가가 급등한 배경에는 성장성에 대한 기관들의 믿음이 있다. 3월 상장 당시 공모가가 희망 범위(1만7000~2만5000원)를 넘어선 것도 기관들 청약이 몰렸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노믹트리는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저평가돼 상승 여력이 있다"며 "코넥스에서 시가총액 1위를 기록했던 것도 이 같은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저평가의 근거는 지노믹트리와 똑같은 암 조기 진단 키트를 개발한 나스닥 상장기업 '이그젝트사이언스' 시가총액이다. 이그젝트사이언스는 2014년 4분기 대장암 조기 진단 키트를 상용화한 후 4년 만에 시가총액 120억달러(약 14조원), 매출액 4억5000만달러(약 5250억원) 기업으로 성장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그젝트가 대장암 임상 환자 모집을 시작한 2011년 7월 당시 시가총액이 10억달러(약 1조1650억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노믹트리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지노믹트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을 시작하기 위해 지난 3월 미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주력 제품인 대장암 진단 키트가 2022년 미국에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장암 진단 키트 기준 이그젝트 가격(649달러) 대비 반값인 350달러에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에서는 오는 하반기 방광암 조기 진단 제품 승인과 내년 폐암 진단 키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전체 4분의 1에 달하는 주식에 대한 보호예수 기간이 한 달밖에 되지 않는 점은 수급 측면에서 리스크로 거론된다. 이미 코스닥 이전 상장 후 한 달이 지났기 때문에 기관들 물량이 쏟아질 위험이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노믹트리의 성장성과 회사의 가치를 고려할 때 보호예수 기간 종료 후 물량이 대량으로 출회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관측했다.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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