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신약 잠재력 6400억"…소리없이 강한 종근당
입력 2019-05-01 17:41  | 수정 2019-05-01 20:28
국내 주요 제약사인 종근당이 주요 약품의 고른 성장으로 1분기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놨다. 그러나 연구개발(R&D) 중인 제품들의 잠재 가치를 고려하면 현재 주가가 경쟁사들보다 저평가됐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30일 종근당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49% 상승한 10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올 1분기 종근당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7.1% 늘어난 2339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3% 감소한 167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 주요 약품들이 고른 성장률을 보이며 실적을 견인한 결과다.
매출액이 100억원 이상인 대형 품목으로 꼽히는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는 전년보다 매출액이 20.1% 성장한 334억원을 올렸다. 인지장애 개선제인 글리아티린도 매출액이 전년보다 26.8% 증가한 134억원, 고콜레스테롤혈증제인 아토젯은 58.1% 성장해 매출액 124억원을 올리는 등 두 자릿수에 가까운 고성장률을 꾸준히 보이고 있다. 여기에 CJ헬스케어가 개발한 국산 신약 30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인 케이캡을 올해 1월 공동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신규로 도입했다. 케이캡은 출시 1분기 만에 매출액 43억원을 기록해 블록버스터급 신약으로 성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2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역성장했는데, 이는 영업 부진에 따른 것이 아니라 신약 연구개발 비용 증가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시장에서는 종근당이 연구개발 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저평가주라는 평가가 나왔다. 올해 종근당 연구개발비는 1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전체 연간 매출액 전망치(1조50억원)의 13% 수준에 육박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종근당은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를 제외한 판매관리비는 작년보다 2.8%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경상연구개발비는 190억원으로 22.7% 늘었다"며 "단기적으로 연구개발 모멘텀이 부족해 보일 수 있으나 향후 투자한 만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종근당은 유럽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에 대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미국과 한국에서 헌팅턴증후군 치료제 CKD-504에 대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시장에서는 이들의 파이프라인 가치가 6400억원에 달한다고 전망했다. 선 연구원은 "이를 주가에 반영하면 적정 주가는 18만원인데, 이를 배제한 적정 주가는 12만원"이라면서 "현재 주가는 종근당 연구개발 가치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키움증권도 상위 제약사(한미약품, 유한양행, 녹십자, 동아에스티, 종근당 등)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34배인데 종근당은 이들 중 가장 저평가된 종목이라고 분석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상위 제약사 대비 PER 19배로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다"고 판단했다.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