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단독] 주주활동 보폭 넓힌 한투..."CJ제일제당 부채 많다"
입력 2019-05-01 17:41  | 수정 2019-05-02 09:51
한국투자신탁운용이 CJ제일제당에 재무건전성 강화를 주문하는 공개 주주 서한을 보냈다. 국내 종합자산운용사 중 업계 최초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한투운용이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보인 첫 사례다.
한투운용은 그동안 의안에 대해 찬반 여부를 밝히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주주 활동만 해 왔다. 주주 서한 발송이나 경영진 면담 요청 등은 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주주 활동 사례로 분류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투운용은 CJ제일제당에 주주 서한을 보냈다. 조홍래 한투운용 대표 명의로 발송한 해당 주주 서한에는 CJ제일제당의 슈완스 인수 이후 재무구조 관리 방안에 대한 문의가 담겼다. CJ제일제당은 지난 3월 29일 인수대금 16억7600만달러(약 1조8866억원)를 들여 미국 냉동식품기업 슈완스 인수를 마무리한 바 있다. 한투운용은 "슈완스 인수 대금은 대부분 차입으로 이뤄져 있어 지난해 개선된 재무구조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투자자는 물론 회사에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투운용에 따르면 대한통운을 제외한 CJ제일제당의 2014년 부채비율은 181%에 달했지만 2018년에는 131%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슈완스 인수 자금을 조달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말 기준 총 차입금이 4조9228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채비율이 급격히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은 주주 서한에 대한 답신을 통해 "슈완스 인수 후 순차입금 비율과 부채 비율은 당사 최근 5개년 재무비율 범위 내에서 관리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투운용관계자는 "투자자 서신은 기업과 투자자의 소통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CJ제일제당의 경우 회사의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제공으로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다른 자산운용사도 주주권 발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일경제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33개 자산운용사의 수탁자 활동 내역을 종합한 결과 총 15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한 적극적 주주 활동이 이뤄졌다. KB자산운용은 지난달 인선이엔티에 주주들에게 신규 투자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KMH에 대해서는 "신규 투자에 자회사들이 무분별하게 출자하는 구조는 지배구조를 복잡하게 한다"고 경고했다.
중소형 자산운용사 역시 스튜어드십 코드 활용에 적극적이다. 유리자산운용은 지난 2월 유비쿼스를 대상으로 배당 확대를 요구한 데 이어 3월에는 NHN엔터테인먼트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놨다. 아울러 하이자산운용은 GS와 한진, 대한항공, 금호석유, 한솔케미칼, LG디스플레이, LG전자 등 7개사에 대해서는 업황과 실적 점검, 배당 확대를 요구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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