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살해한 의붓아빠·친모 얼굴 공개 안 한다…피해자 신상 노출 염려

경찰이 딸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의붓아버지와 친모의 실명, 얼굴 등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1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광주지방경찰청은 10대 의붓딸에게 성범죄를 저지르고 살해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 모(31)씨가 신상공개 심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의 얼굴 등을 공개하면 피해자인 의붓딸의 신상까지 노출될 염려가 큰 것으로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김씨와 함께 살인혐의를 받는 친모 유 모(39)씨도 같은 방침이 적용됐다. 이에 따라 동부경찰서에서 추가 조사를 받는 유씨가 북부경찰서 광역유치장에서 나와 옮겨질 때 얼굴이 공개되지 않았다.
김씨는 의붓딸(12)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유씨는 남편의 살인에 조력자 역할을 한 혐의(살인)로 각각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이날 김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광주 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광주지법으로 이동한 김씨는 흰색 마스크와 검은색 모자로 얼굴을 가렸다. 김씨는 '의붓딸을 왜 죽였느냐. 친모인 아내와 공모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날 오전 11시에 시작한 영장실질심사는 15분만에 끝났다.

이와 별개로 친모인 유씨는 지난달 30일 이뤄진 경찰의 기초조사에서 "살인현장에 없었고 남편 혼자서 범행한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는 목포 터미널에 자신과 아기를 내려준 남편이 혼자 승용차를 몰고 떠나 살인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자신을 성범죄자라고 지목한 의붓딸을 지난달 27일 오후 6시 30분께 전남 무안군 한 초등학교 근처 농로의 차 안에서 목 졸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1차 조사에서 혼자 범행했다고 진술한 김씨는 추가조사 때 유씨와 공모 관계를 경찰에 진술했다.
[광주 = 박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