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암병원의 양적 성장이 최대 수준에 이르렀고, 물리적으로 포화상태입니다. 개원 이후 작년까지 양적 성장기였다면, 올해부터 중입자치료기가 도입될 2022년까지를 질적 성장기로 삼아 난치암 치료를 선도하는 세계적인 암병원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겠습니다"
올해 3월부터 연세암병원을 새롭게 이끌고 있는 금기창 병원장(방사선 종양학과)은 국내 난치성 암 치료를 선도해 세계적인 암병원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연세암병원의 제2 도약의 기폭제는 2022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도입을 진행 중인 '중입자 치료기'이다. 금기창 연세암병원장은 "중입자 치료는 폐암, 간암, 췌장암 등 난치암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종양 이외의 조직에 대한 선량 피폭이 가장 낮은 장비로 암 환자 생존율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입자 치료기가 들어설 위치는 재활병원, 심장혈관병원 옆에 있는 미래관이다. 현재 미래관 신축공사는 작년 7월 시작해 지금까지 약 52%가 진행됐으며(토목공사 기준), 올해 9월에는 중입자 치료기가 설치될 미래관 지하의 구체적인 공사가 착공된다. 최종 완료는 내년 말 예정이다.
1969년 연세암센터로 시작한 연세암병원은 2014년 새롭게 다시 문을 열어 올해로 개원 5주년을 맞이했다. 지상 15층 510병상규모의 연세암병원은 △팀 중심의 치료 전문성을 높인 13개 암센터 운영 △여러 진료과 의료진, 환자, 보호자가 한자리에 모여 암을 진단하고 최적의 맞춤 치료를 결정하는 다학제 '베스트팀' 진료 도입 △암예방센터, 완화의료센터, 암지식정보센터, 개인맞춤치료센터, 흉터성형레이저센터 등 암 예방부터 치료 후 관리까지 이어지는 특화센터를 운영해 새로운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도입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1년 외래환자는 2015년 약 49만명에서 2018년 약 58만명으로 해마다 평균 4~7% 지속해서 성장해 왔다. 입원 환자도 2015년 약 21만명에서 2016년부터는 병상가동률이 100%에 근접해 매년 약 24만명이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금기창 병원장은 "환자가 4대 병원으로 더욱 몰리면서 환자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아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게 시스템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모든 발전 계획의 중심에는 환자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금 병원장은 "우선, 암종별 센터의 진료역량을 높이고, 암종별 맞춤형 환자 치료서비스가 더욱 강화된 '암센터별 책임제'를 도입한다"면서 "우수한 의료진을 각 센터에 맞게 지속해서 발굴해 진료의 수월성을 높이고, 환자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치료받을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기창 병원장은 이어 "환자가 잘 치료받을 수 있도록 공간을 재배치하고 시설을 확충한다"고 밝혔다. 개원 무렵에는 진료와 각종 검사가 하루에 다 이뤄졌지만, 환자 증가에 따라 CT, MRI, 초음파 등 각종 검사가 다른 날에 진행되는 경우가 계속 증가하고 대기공간도 부족해졌다. 연세암병원은 진료와 검사 분야를 중심으로 공간 재배치와 검사장비 확충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대기 일수가 증가한 CT, MRI는 올해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연세암병원은 처음으로 예약을 한 환자들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첫 진료를 볼 수 있게, 첫 진료 후 'One-day, All Check'를 할 수 있게 시스템도 개편할 예정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신약개발 및 임상연구 역시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금기창 병원장은 "새로운 항암제 개발을 위해 면역항암제 연구과제 수주, 10억원의 폐암신약개발연구기금 유치 등 연세암병원의 기초 및 전임상연구 역량을 높이고 있다"며 "연세암병원은 근거중심의 치료 기준을 확립하고, 임상과 연구가 연계될 수 있도록 개인맞춤치료센터 등을 운영하며, 최신 치료기법이 환자에게 빠르게 적용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 병원장은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병원의 가장 기본 설립 목표인 '치료를 잘하는 것'이다. 치료를 잘하는 범위는 난치성 암까지 확대되어야 하며, 치료시기도 가족력 등을 케어할 수 있는 암 발병 이전, 암 발생 후 잘 치료 받는 과정, 재발암을 포함한 암 치료 후까지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암병원은 '연세암병원'이라는 믿음을 심어 주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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