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로버트 할리씨(한국명 하일·61)가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마약에 손을 댔다고 밝혔다.
지난 30일 경찰에 따르면 할리씨는 경찰 조사에서 "방송을 비롯한 업무 관련 스트레스가 많아서 마약에 손을 댔다"고 진술했다.
미국 유타주 출신이자 미국 변호사인 할리씨는 1978년 한국에 처음 와 부산 사투리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외국인으로 스타가 됐다. "한 뚝배기 하실래예"라는 유행어를 낳은 광고와 방송 활동 등으로 유명세를 탄 그는 1997년 한국인으로 귀화해 '영도 하씨'의 시조가 됐다. 광주외국인학교 이사장 외에 종편·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등을 넘나들었다. 할리씨는 1인 다역 상황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마약에 손을 대게 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지난 10일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돼 불구속 상태로 할리씨를 조사해 온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일 하일씨와 공범 B씨(20)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다.
이들은 지난달 중순 서울에서 마약 1g을 구입하고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할리씨는 B씨와 함께 마약 1회를 투약한 뒤 서울 자택에서 혼자 1회 더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할리씨는 친구 소개로 외국인 B씨를 알고 지냈으며 연예인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할리씨와 B씨가 함께 마약을 구입하는 장면이 담긴 CCTV 화면도 확보했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할리씨에 대한 마약 정밀 감정 결과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고 경찰에 통보했다. B씨에 대한 마약정밀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2명 모두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마약 투약 혐의를 자백한 배우 겸 가수 박유천씨(33)는 지난해와 올해 각 각 2차례 더 투약한 사실을 털어놨다. 이로써 박씨 마약 투약 혐의는 기존 5회에서 7회로 늘어났다. 경기남부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박 씨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3일께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다.
[수원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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