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최고 2500만달러(약 290억원)' 현상금을 걸었던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 우두머리가 5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 스리랑카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었음을 언급했다.
IS 미디어 조직 알푸르칸은 29일(현지시간) IS 우두머리인 바그다디가 앉은 채로 발언하는 모습이 담긴 18분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바그다디는 스리랑카 테러 사건에 대해 "스리랑카의 형제들이 바구즈 형제들의 복수를 했다"라고 주장하면서 "형제들은 바구즈 형제들의 복수를 위해 부활절에 십자군(기독교인)의 자리를 뒤흔들어 유일신 신앙인(IS 또는 이슬람 원리주의자)의 마음을 달랬다"고 말했다.
스리랑카 테러는 지난 21일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의 고급 호텔과 주요 교회 등 8곳에서 IS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연쇄 자살폭탄 공격으로 253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바그다디는 IS가 서방의 연합군에 의해 감금되고 피살된 전사들의 복수를 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시리아와 이라크 일대에서 근거지를 상실했다"면서도 "십자군 사람들에 대한 이슬람과 신자들의 전쟁은 긴 전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그다디는 특히 십자군 프랑스와 동맹을 상대로 공격을 배가하라고 무장대원들에게 촉구했다. 그는 "지하드(이교도를 상대로 한 이슬람의 전쟁)는 심판의 날이 오기까지 계속된다"고 강조했다.
바그다디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4년 6월 이라크 모술에 있는 알누리 대모스크의 설교 이후로 처음이다. 바그다디가 '바구즈 전투'와 스리랑카 자폭 공격을 언급한 점에 비춰 영상은 최근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IS는 지난달 시리아 동부의 마지막 소굴 바구즈 전투를 끝으로 본거지 시리아·이라크에서 모든 점령지를 잃었다. 하지만 이번 영상으로 IS의 계속된 패퇴 속에서도 바그다디의 건재함이 입증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정부는 바그다디에게 알카에다 옛 두목인 오사마 빈 라덴과 동일한 수준인 2500만달러(290억원)의 현상금을 걸기도 했다.
[디지털뉴스국 최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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