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대표적인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약제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했다. 바이러스 감염을 근본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물질로 다양한 인플루엔자 치료에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미현 한국화학연구원 의약바이오연구보부 책임연구원 연구진은 A형과 B형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는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특허권과 관련 기술을 에스티팜에 이전했다고 30일 밝혔다. 후보물질을 투여한 쥐의 폐에서는 감염성 바이러스의 입자 수가 10% 미만으로 감소했고 주요 사망 원인인 염증반응도 개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플루엔자는 호흡기 감염을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로 인체뿐만 아니라 조류, 동물 등에 감염되는 인수공통 바이러스다. 세계적으로 연평균 25~50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타미플루는 '뉴라미니다아제'라는 효소의 기능을 억제해 바이러스 확산을 막으면서 치료 효과를 내는데 반복해 사용할 경우 내성이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신약후보물질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복제를 담당하는 효소인 '바이러스 중합효소(PB1 서브유닛)'를 직접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내성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숙주세포의 세포막을 뚫고 들어가 핵에서 RNA를 복제하는데, PB1 서브유닛은 바이러스 RNA 전사와 복제에 직접 관여한다.
김 연구원은 "RNA 복제에 필수적인 PB1 서브유닛을 억제해 바이러스 증식을 막기 때문에 기존 타미플루의 약제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류 인플루엔자에 의한 인체 감염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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