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단독] 선물·옵션 기본예탁금 1000만원으로 낮춘다
입력 2019-04-29 17:59  | 수정 2019-04-29 23:48
금융당국이 파생상품 계좌 개설을 위한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으로 낮추는 등 개인투자자에 대한 파생금융시장 진입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투자 문턱을 낮춰 시장의 투기적 수요를 파생금융시장으로 끌어들이려는 목적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르면 5월부터 일반 개인투자자가 파생상품 계좌 개설 시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파생상품시장 업무규정 시행세칙 122조에 따르면 일반 개인투자자는 신규 선물·옵션 매수 거래 시 3000만원 이상, 옵션 매도 거래 시 5000만원 이상 예탁이 의무사항이다.
일반투자자가 파생상품 거래 시작 전 받아야 하는 사전교육 시간도 단축된다. 일반투자자는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사이버 파생상품 거래 사전교육을 20시간 이상 이수해야 하는데, 교육 시간도 대폭 간소화될 예정이다. 거래소는 금융위와 이 같은 파생상품 진입 규제 완화 방안에 대해 협의 중이다. 금융위가 정례회의에서 파생상품시장 업무규정 개정안을 의결하면 거래소는 5월께 기본예탁금 인하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파생상품 진입규제 완화는 시장의 투기적 수요를 파생상품 쪽으로 흡수해 파생시장을 키우려는 정책의 일환이다. 정창희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은 "개인이 파생상품에 투자하려면 장벽이 있다 보니 위험 선호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나 해외 선물, 사설 선물업체 등을 이용한다"며 "시장 참가자가 투자 능력에 따라 시장에 진입하고 투자 위험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생시장은 증가 추세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파생상품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45조원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거래량은 577만3000건으로 한 해 전보다 32% 늘어난 규모다. 또한 장외파생상품 청산 금액은 803조원에 달했다. 2017년에 비해 31% 확대된 수치다. 하지만 시장 성장과 함께 위험도 커지고 있기 때문에 개인 참여 확대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개인투자자 10명 중 7명이 해외 장내파생상품 거래에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했다.
[정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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