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고등학생 약 16%가 최근 1년 새 아르바이트를 해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교사들의 추정치보다 높은 것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늘(29일) 종로구 변호사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서울학생 노동인권·노동인권교육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해 7월부터 5개월간 학생(중학교 3학년생과 고등학교 2학년생) 8천654명과 교원 1천67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조사결과 학생 15.9%(1천375명)가 최근 1년 내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중학생은 아르바이트 경험비율이 6%에 그쳤지만, 고등학생은 25.1%나 됐다. 특히 직업계고생은 48.1%에 달했습니다.
아르바이트 이유(중복응답)는 '개인물품을 사기 위해'가 83.9%로 최다였고 '사회생활 경험을 쌓기 위해'(40.9%), '독립적인 경제생활을 하기 위해'(28.7%), '가계에 도움이 되고자'(17.3%), '학비 마련'(16.1%)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조사를 담당한 이원희 공인노무사는 "학생들을 인터뷰한 결과 개인물품을 사고자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용돈이 부족하기 때문일 때가 많았다"면서 "개인물품을 사려고 하는 아르바이트도 가계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아르바이트 경험비율을 실제보다 낮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학생들이 아르바이트해본 적 전혀 없을 것'이라고 추측한 교사는 20.9%였고 아르바이트해본 학생이 전체의 10% 미만일 것이라고 생각한 교사는 38.6%였습니다. 교사 60% 가까이가 학생들의 아르바이트 경험을 과소 추정한 셈입니다.
학생 20% 이상이 아르바이트를 해봤을 것으로 본 교사는 20.4%였습니다.
학생들도 아르바이트하는 것을 교사에게 알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르바이트 사실을 누가 아는지 질문(중복응답)에 '부모·가족'이나 '친구'라고 답한 학생은 각각 56.6%와 52.1%였지만, 교사가 안다는 학생은 14.1%에 그쳤습니다.
아르바이트하는 것을 아무에게도 안 알렸다는 학생은 27.3%였습니다.
문제는 학생들이 아르바이트하면서 어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여전히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아르바이트하다가 노동인권을 침해당한 적 있다는 학생은 47.8%, 없다는 학생은 52.2%로 집계됐습니다.
노동인권 침해사례를 보면 '정해진 일 외 다른 일을 많이 시켰다'가 21.2%로 최다였고 '손님에게 심한 욕설을 들었다'가 17.9%로 다음이었습니다.
이어 '초과근로수당을 못 받았다'(16.1%), '고용주가 묻지 않고 근무시간을 조정했다'(13.5%), '주휴수당을 받지 못했다'(13.4%), '최저임금보다 적게 임금을 받았다'(12.4%)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와 별도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학생도 37.1%나 됐습니다.
아르바이트 시 근로계약서를 써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는 학생이 74.2%로 조사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입니다.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은 이유로 '잘 몰라서 요구하지 않았다'가 50.4%로 가장 많긴 했지만 '(고용주가) 가족·지인이라 쓰지 않았다'(11.2%)라거나 '(고용주가) 별말이 없었다'(8.4%)는 경우도 상당수였습니다.
노동인권 침해 시 대응으로는 '참고 일했다'가 35.3%로 가장 많았고 이어 '그냥 일을 그만뒀다'가 26.4%, '개인적으로 항의했다' 14.2%, '가족·친구·지인의 도움을 받았다'가 10.5%였다. 고용노동부나 경찰에 신고한 경우는 5.1%였습니다.
한편 최근 1년 내 노동인권교육을 받았다는 학생은 32.8%였습니다. '받은 적 없다' 34.7%였고 '잘 모르겠다'도 32.5%나 됐습니다.
교사의 경우 최근 3년 내 노동인권교육을 실시한 적 있다는 이가 53.9%였고 없다는 이가 46.1%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