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위닉스, 창업주 주식 매도에 속타는 개미들
입력 2019-04-29 15:51 
위닉스의 대주주 주식 매도 소식이 전해진 후 네이버 종목 토론실에는 소액주주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사진 = 위닉스 네이버 종목 토론실 캡처]

"대주주가 팔고 도망간 회사주식을 왜 삽니까?"
생활가전 전문기업 위닉스의 네이버 종목 토론실에서는 창업주인 윤희종 회장의 주식 매도에 대한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미세먼지 수혜주로 거론되며 지난달 말 3만원대까지 치솟은 주가는 대주주 매도라는 악재가 겹치며 추락하는 모습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위닉스는 전일 대비 350(1.51%)원 오른 2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은 소폭 상승했으나 주가는 최근 한달 동안 20%가량 빠졌다.
미세먼지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달 이후 위닉스의 주가는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달 22일 3만35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이래로 상승 동력을 상실한 모습이다. 주가가 짧은 시간 가파르게 올라 그에 따른 가격 조정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대주주의 주식 매도라는 악재가 겹쳤다. 윤 회장은 지난 12일 공시를 통해 회사 주식 40만주를 주당 2만6268원에 시간외 매매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분 매도를 통해 약 105억원을 손에 쥐었다. 위닉스의 주가가 연초 1만4600원에서 지난달 26일 기준 3만1350원까지 뛰어오르면서 윤 회장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이 지분 매도로 시세 차익을 얻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09년 2월 18일 50만주를 장내매도했다. 당시 처분 단가는 5400원이었는데 2009년 1월 2일 기준 주가가 2467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달 만에 약 118% 올랐을 때 팔아 치운 셈이다. 또 윤 회장은 같은 해 5월 30만주를 장내매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주주가 지분을 대량으로 매각하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투자자들에게 현 주가가 고점이니 팔아야 할 시기가 아니냐는 시그널을 줄 수 있어 향후 추가적인 주가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윤 회장의 주식 매도에 경영권 승계작업이 포석에 깔려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비상장 계열사인 위니맥스를 위닉스로 흡수 합병하는 작업을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아들 윤철민 사장의 지분율은 0%에서 21.4%로 뛰었다. 위니맥스는 2001년 윤철민 사장이 설립한 회사로 그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주식매도로 윤 회장의 지분은 더욱 줄어들어 지난 12일 기준 지분율은 28.29%(505만5971주)다. 아직 지분 변동 공시가 나오지 않았지만 아들 윤철민 사장은 지난해 말 기준 350만4241주(19.61%)를 보유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주주의 주식 매도가 알려진 직후 위닉스 네이버 종목 토론실은 소액주주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글로 도배됐다. 한 주식투자자는 "대주주가 매도친 주식은 쳐다보지도 않는게 답인데 완전 당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다른 투자자는 "주주들은 안중에도 없고 지들 경영권만 생각해서 주가를 이리 내리나"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위닉스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위닉스 관계자는 대주주 주식 매도와 관련해 "창업주 개인적으로 진행한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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