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일부 지역에서 오후와 밤 사이에 약간 눈이 내리겠습니다. 때문에 이 지역들이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심한데 맞게, 특히 야간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감기를 비롯한 호흡기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관리에 유의하기 바랍니다."
북한의 기상방송이 친절해졌습니다. 딱딱한 어투로 앉아서 날씨를 '낭독'하기만 했던 기존 방식에서 '설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모습입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27일 정규방송부터 일기예보 방식을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캐스터는 기존과 동일하지만, 카메라 앞에 앉아 일기예보 내용을 읽기만 하는 대신 일어서서 다양한 제스처를 써가면서 자연스럽게 설명합니다. 해외 대부분 국가에서 방송하는 것과 같이 일어서서 방송을 하는 방식을 도입한 것입니다.
기상캐스터는 대형 스크린 앞에서 날씨 관련 그래픽에 손짓을 써가며 친절히 설명하는가 하면 전달 속도의 빠르기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신선함을 더했습니다.
캐스터는 중간에 그래픽이 아예 다른 화면으로 전환될 땐 터치스크린처럼 화면을 누르기도 합니다. 일기예보 방송 내내 단조로운 그래픽 화면이 브라운관을 꽉 채웠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진행 방식입니다.
중앙TV가 중요 뉴스를 전할 때는 여전히 한복 차림의 여성 진행자가 등장해 기사를 낭독하는 전통적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최근 보도를 제외한 일반 프로그램에서 새로운 연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방송 도중 진행자가 '속보'가 도착했다며 자료를 들고 스튜디오로 들어오는가 하면 스튜디오 밖과 부조정실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사전에 연출된 행동으로 보이지만, 정적인 화면만 고집했던 북한의 방송 특성을 고려하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도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갈 수밖에 없고 그런 측면에서 방송도 현장감있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젊은 지도자인 만큼 시대·환경·기술 변화에 따라서 가려는 것 같고 꾸준히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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