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욕설·학부모 민원에 극단적 선택한 교사…법원 "순직 인정"

【 앵커멘트 】
반 학생의 욕설과 학부모의 민원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사에 대해 법원이 순직을 인정했습니다.
보통 자살은 순직으로 인정되기 어려운데, 이번 사건은 그렇지 않다고 판단한 겁니다.
유호정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6년 초등학교 교사 A 씨는 담임을 맡았던 4학년 학생이 자신에게 욕설을 하고 반성문을 내고도 태도가 나아지지 않자, 욕을 했습니다.

해당 학부모의 항의로 A 씨는 반 학생들 앞에서 공개 사과를 했지만,

학부모는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다"며 다섯 달 동안 계속해서 민원을 넣었고, 이 과정에서 학생의 아버지는 A씨를 때리려 하기도 했습니다.

계속된 부모의 민원으로 힘들어하던 A 씨는 정년퇴직을 한 학기 앞둔 지난 2017년 사직서를 내고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에 유족은 A 씨의 스트레스가 우울증으로 이어졌다며 공무상 사망을 인정해달라고 소송을 냈고, 법원은 이례적으로 유족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정년퇴직 직전 사직서를 내는 등 통상적인 교사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을 한 만큼, 견디기 힘들 정도의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 인터뷰(☎) : 송혜미 / 변호사
- "자살 사건의 경우에도 공무상 생긴 스트레스라는 점, 그로 인해 사망 당시 정상적인 행위 선택 능력을 잃은 상태였다는 점을 입증한다면…."

재판부는 또 A씨가 사망 전 병원에서 우울증을 진단받은 적이 없더라도 정신적인 문제를 확인할 정황이 있다면 순직으로 볼 수 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MBN뉴스 유호정입니다.[uhojung@mbn.co.kr]

영상편집 : 송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