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첫 제네릭(화학합성복제의약품) '리네졸리드(개발명 CT-G1)'에 대한 미국 판매허가를 획득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FDA 에이즈 치료제 개량신약 '테믹시스'를 승인받은데 이어 합성의약품으로는 두 번째다. 셀트리온은 리네졸리드의 글로벌 판매를 위해 지난달 영국에서 승인을 받았고, 프랑스, 독인,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빅5 주요 마켓에서도 기술심사가 종료돼 승인을 앞두고 있다. 또한 지난 2월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받아 글로벌 조달 시장 진입도 준비중이다.
'리네졸리드'는 대표적인 항생제 내성균인 메타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VRE) 등 다양한 그람 양성균에 의해 발생하는 심각한 감염을 치료하는 2세대 옥사졸리디논 계열의 광범위 항생제다. 리네졸리드의 글로벌 시장은 2018년 아이큐비아 집계 기준 약 7000억원 규모다. 전체 판매규모에서 미국이 약 6%,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빅 5 시장이 약 36%를 차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제약을 통해 올해 약 360만정의 리네졸리드를 위탁 생산할 계획이며, 2020년까지 생산규모를 매년 두 배씩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전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이 증가하면서 리네졸리드 수요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16년 WHO의 다제내성결핵 치료 가이드라인에 필수 치료제로 등재되면서 결핵 퇴치를 위한 국제 기구들의 조달 물량도 매년 3배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한편 셀트리온그룹은 지난 2015년 셀트리온제약 청주공장 준공식에서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및 글로벌 허가, 마케팅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화학의약품에 접목해 제네릭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셀트리온그룹은 초대형 화학합성의약품 블록버스터 신약의 특허 만료에 따라 제네릭 시장도 급속히 확대될 것이며, 생산 규모를 키워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만이 미래 제약시장의 주도권을 쥘 것으로 예상하여 글로벌 케미컬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셀트리온은 연내 미국에서 리네졸리드 외에도 10여종의 제네릭을 출시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여 약 30여종의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리네졸리드는 정당 180달러에 이르는 비싼 오리지널 약가 때문에 처방이 많지 않았지만 2015년 특허가 만료되면서 제네릭 개발을 통해 환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뿐만 아니라 추후 화학의약품 시장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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