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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데스 “싸움 아닌 야구 하러 한국 왔는데...”
입력 2019-04-29 05:30  | 수정 2019-04-29 09:33
호세 페르난데스는 28일 KBO리그 잠실 롯데전에서 연타석 홈런 등으로 5타점을 올리며 두산의 9-2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날 화제는 그의 홈런 두 방보다 두 감독의 충돌로 벌어진 벤치클리어링이었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28일 KBO리그 잠실 롯데-두산전 8회말, 구승민(롯데)의 사구 뒤 양상문 롯데 감독과 김태형 두산 감독의 충돌로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다.
선수 사이가 아니라 감독 사이에서 부딪혀 벤치클리어링이 발발하는 건 이례적이다. 큰 마찰 없이 곧바로 진화한 것 같았으나 후폭풍은 컸다. 공을 맞은 정수빈(두산)은 오른 갈비뼈 8번이 골절됐다. 두산은 주축 선수를 잃었다. 여기에 김 감독의 막말 논란까지 불거졌다.
두산의 시즌 첫 벤치클리어링이었다. 새 외국인타자 호세 페르난데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연타석 홈런 등으로 5타점을 올린 페르난데스는 이날 대승의 수훈선수였다.
페르난데스도 벤치클리어링이 발발하자 동료들과 같이 그라운드로 뛰쳐나갔다. 메이저리그도 밟았던 그는 어떤 심정으로 지켜봤을까.
페르난데스는 사태가 커지길 원치 않았다. 그에게 중요한 건 싸움이 아니라 야구였다. 팬도 싸움이 아니라고 야구를 보러 야구장을 찾거나 텔레비전, 컴퓨터, 핸드폰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페르난데스는 난 싸우러 한국에 온 것이 아니다. 야구를 하러 왔다”라고 운을 뗀 뒤 물론, 야구를 하다 보면 남자들의 뜨거움이 지나쳐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지기도 한다. 야구의 일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렇지만 절대 싸워선 안 된다. 나 또한 싸우러 나간 게 아니다. 동료들 아니, 내 형제들을 보호하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잠실야구장에는 2만219명의 관중이 찾았다. 프로야구가 열린 5개 구장 중 최다 관중이었다. 작은 소동이라고 해도 팬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풍경이었다.
페르난데스는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기 전 자제할 수 있어야 한다. 두 팀 모두 야구를 하러 야구장에 온 거다. 우리가 할 일은 팬을 위해 좋은 경기를 펼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페르난데스는 한 가지 바람도 전했다. 그는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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