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추적] 흔들리는 패스트트랙…앞날은?
입력 2019-04-27 19:32  | 수정 2019-04-27 19:57
【 앵커멘트 】
국회를 이렇게 난장판으로 만든 패스트트랙, 결국 지금까지는 처리되지 못하고 있죠?
정치부 정광재 부장과 패스트트랙과 관련한 궁금증, 추적해 보겠습니다.

【 질문 1 】
정 부장, 우선 어제 안건이 상정까지 됐는데 처리는 되지 않았습니다.
패스트트랙 지정에 필요한 표를 확보하지 못했던 건가요?

【 기자 】
여야 4당은 전자입법 발의 시스템을 통해 패스트트랙 4법을 발의하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밤 9시가 넘어서는 사개특위 회의를 개최하는 데까지는 성공하면서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안 관련법을 전격 상정했는데요, 의결은 하지 못했습니다.

패스트트랙 지정에는 전체 사개특위 위원 18명 가운데 5분의 3 이상인 11명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여야 4당 소속 위원 11명 가운데 바른미래당 채이배,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도착하지 않았기 때문에 11명을 확보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바른미래당 임재훈 의원이 자리를 먼저 떴고, 이상민 위원장이 의결 정족수 미달로 개의 1시간 만에 산회를 선언하게 됐습니다.

【 질문 2 】
정개특위는 아예 열리지도 못했습니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김성식 의원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면서요?

【 기자 】
네, 한국당은 "자신들의 투쟁이 일부 성공했다" 이런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정개특위가 열리지 못한 근본적인 원인은 바른미래당의 내홍 때문이라고 보는 게 옳을 것 같습니다.


정개특위 소속 김동철, 김성식 의원이 당내 분란에 대한 반발로 정개특위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데요.

두 사람의 찬성 없이 선거제 개편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현재, 김동철, 김성식 의원은 잠시 시간을 갖고 당을 추스르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질문 3 】
그럼 김동철, 김성식 의원의 행보가 중요한데, 어떤 전망이 나오고 있나요?

【 기자 】
평소, 두 의원이 이번에 발의된 4개 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찬성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끝까지 정개특위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은 작습니다.

최근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당내 갈등으로 잠시 시간을 갖고, 당내 분란을 봉합하려는 노력을 우선 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되는데요.

이런 노력에도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경우 다시 패스트트랙 지정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 4 】
전자발의를 인정해야 하느냐를 두고도, 여야4당과 한국당은 첨예한 법리 논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국당은 아예 효력이 없다는 입장이잖아요?

【 기자 】
국회가 전자입법을 통해 법안을 발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국회 사무관리 규정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공문 접수를 허용하기 때문에 팩스나 이메일을 통한 법안 제출은 가능합니다.

다만, 법안의 경우 직접 방문 또는 팩스를 통해 제출해 왔습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충분히 법안 발의 요건을 갖췄다"며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하는 반면, 한국당은 "전자 결재에 의한 의안번호 부여는 의회 쿠데타"라는 입장입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전자입법 발의에 대한 효력과 정당성에 대한 논란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 질문 5 】
접수된 법안이 두 개인데, 의안 번호는 동일한 '하나의 번호'로 접수되는 해프닝도 있었는데요, 이것도 문제가 될까요?

【 기자 】
네. 법안 등록을 받는 국회 의안과 실무자 실수로 사개특위에 회부된 2개 의안의 의안번호가 동일하게 책정됐습니다.

표를 같이 보실까요.

왼쪽이 지난 25일 팩스로 접수된 공수처법인데 제안자는 '표창원 의원 등 10인', 즉 표 의원이 대표 발의자로 돼 있는데요.

이번엔 오른쪽, 26일 전자입법으로 접수된 공수처법은 백혜련 의원이 대표 발의한 걸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두 법의 의안번호가 같은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다시 번호를 정정해 처리하면 문제가 되지 않을, 말 그대로 '해프닝'에 그칠 일이지만 비상 상황에서는 얘기가 좀 달라지는데요.

한국당은 이를 근거로 어제 열린 사개특위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논란의 소지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6 】
이번 국회 충돌과 관련해, 민주당이 한국당 의원 18명을 고발했습니다. 실제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나요?


【 기자 】
네, 민주당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포함해 한국당 의원 18명, 보좌관 1명과 비서관 1명 등 총 20명을 국회의원 공무 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국회선진화법을 보면, 국회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폭행이나 감금, 협박 등의 행위를 할 경우 최대 7년 이하 징역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당은 "50년도 살 수 있다"면서 저항을 이어갔는데요, 법적 분쟁이 마무리되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국회에서 있었던 대부분의 고소, 고발은 법적 공방 중간에 취하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질문 7 】
자, 이제 앞으로가 관심입니다. 앞으로 패스트트랙 대치 정국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나요?

【 기자 】
오늘까지 3일째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국회 대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오늘 좀 국회 상황이 조용했던 건, 특위 위원들이 지역구 일정 등을 이유로 지방에 머무는 경우가 많고, 또 바른미래당이 당내 분란을 봉합하고 전열을 가다듬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치권에선 다음 주 초쯤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갈등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지난 3일간 있었던 대치 정국 이상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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