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은행·보험·증권 망라한…신개념 투자상품 개발"
입력 2019-04-25 17:46  | 수정 2019-04-25 19:46
"금융업의 부가가치는 투자자 부를 창출하는 데 있고, 업의 본질이 변하고 있는 만큼 금융 그룹과 협업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지난 24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사진)는 저성장·저금리 시대에서 금융업의 새로운 역할을 정의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내세운 "고객의 금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금융이 돼야 한다"는 철학과 맥이 닿아 있다. 대체투자 전문가로 지난해 1월 부임한 이 대표가 리스크 관리를 잘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 개발에 몰두하는 이유다.
이 대표는 대체투자 성공의 키를 '파트너십'에서 찾았다. 그가 은행·보험·생명 등 KB금융그룹과 협업을 통해 대체투자 종합 패키지 상품을 내놓겠다는 포부를 밝힌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리스크를 고려해 수익을 잘 내기 위해서는 우량한 딜을 찾아야 하고 어떻게 파트너십을 구축하느냐가 투자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B금융그룹의 기업투자금융(CIB)·자산관리(WM) 협업을 기반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면 경쟁사 대비 더욱 우량한 투자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지론이다. 형식상 금융지주 소속인 CIB와 WM그룹은 은행·증권 등 전문가를 한데 모은 협업 조직이다.
KB자산운용이 지난 2월 출시한 'KB와이즈스타 부동산투자신탁 제1호' 펀드는 계열사 역량을 집중한 대표적인 상품이다. 이 상품은 판매를 시작한 지 10분 만에 설정액 750억원을 모두 채우고 완판됐다. CIB그룹이 자금조달 등 구조화 금융을 담당하고 판매는 WM그룹이 진행해 성과를 냈다. KB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 개인투자자를 위한 2호 대체투자 펀드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에도 KB금융그룹과의 협업 구조를 토대로 개인투자자를 위한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오피스빌딩뿐만 아니라 물류센터도 개인투자자를 위한 공모 상품으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총알배송과 새벽배송 등을 앞세운 이커머스 성장으로 물류센터가 선진화되는 과정에서 향후 많은 투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도권에 근접한 교통 요충지 등 입지 여건이 좋은 물류센터는 연간 수익률이 많게는 7~8%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KB자산운용의 대체투자 부문을 이끌고 있는 이 대표는 투자 자산과 투자 지역, 투자자 다양화에 집중해 왔다. 예기치 못하는 리스크를 미리 관리하자는 차원이다. 그는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모든 기관투자가가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고, 이제는 개인투자자까지 나서 대체투자 펀드를 찾고 있다"며 "대체투자 역시 리스크가 많은 상품이고, 운용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KB자산운용은 작년 한 해 동안에만 대체 운용자산(AUM)이 2조3585억원이나 늘어 창사 이래 최대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5636억원이 순증했다. KB자산운용은 국내 운용사 중 유일하게 대체투자 부문 수익 비중이 40%가 넘고, 2017년까지 10%대에 머물렀던 해외 투자 비중은 올해 20%를 넘어섰다. 신재생에너지, 사회간접자본(SOC) 펀드 등 인프라스트럭처 분야와 오피스빌딩·호텔·물류센터 등 부동산 분야, 선·중·후순위 대출채권, 메자닌 투자 등 기업투자 분야에서 고른 성장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상투적인 말로 비칠지 모르겠지만 대체투자 역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 핵심"이라며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과 대체자산에서 균형을 이루고, 대체투자 내에서도 인프라와 부동산, 기업투자 부문 간 균형을 맞추도록 운용전략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은 이 대표가 이끄는 대체투자 부문 외에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 분야에서도 투자 다변화에 속도를 올려가고 있다. 25일 KB자산운용은 업계 최초로 베트남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를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한 KB스타베트남VN30인덱스 펀드는 베트남 VN30지수를 추종한다. VN30지수는 호찌민 거래소 상장 종목 중 시가총액 유동성 등 시장 대표성을 고려한 3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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