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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전·현직 선수들 “열심히 맨유 응원했건만…”
입력 2019-04-25 14:26 
리버풀 출신 해설가 제이미 캐러거(사진)의 SNS 캡처. 캐러거는 리버풀 우승을 위해 맨유를 응원한다는 뜻으로 과거 벌칙으로 맨유 유니폼으 입었던 영상을 캡쳐해 올렸다. 사진=캐러거 SNS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대표 앙숙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하지만 지난밤 리버풀 전현직 선수들은 맨유를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미묘한 감정이 느껴졌다.
영국 언론 BBC는 25일(한국시간) 리버풀 전현직 선수들 및 일부 팬들이 이날 새벽에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간 대결에 어떤 대처를 했는지 몇 가지 재미있는 케이스를 전했다. 리버풀과 맨유는 EPL 대표라이벌로서 앙숙 그 자체다.
다만 최근 상황이 미묘해졌다. 리버풀은 전통의 명가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1992년 출범한 EPL에서는 아직 우승이 없다. 반면 맨유는 13번 우승을 차지했다. 전신 리그는 물론 챔피언스리그 우승트로피도 몇 개나 가진 리버풀이지만 EPL 우승이 없는 것은 약점으로 꼽혔다. 해마다 EPL 우승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전하는 중이다.
올 시즌 제대로 기회가 찾아왔다. 단, 신흥강호 맨체스터 시티가 추격해와 선두자리를 뺏기고 말았다. 먼저 경기한 리버풀이 24일 기준 승점 88점으로 1위지만 맨시티가 86점으로 맨유전 결과에 따라 다시 선두로 올라라설 수 있다. 팀별 3~4라운드 남은 시점, 남은 경기 일정 및 상대편을 고려할 때 리버풀은 맨시티에게 불리한 상황. 맞대결도 없다. 그러자 리버풀은 맨시티에 일격을 날려줄 팀을 기다리고 있는데 가장 근접한 팀이 맨유였다. 그리고 양 팀이 25일 새벽 맞대결을 예고했다.
리버풀로서 맨유가 맨시티를 꺾어준다면 자력 우승이 가능했다. 이에 앙숙 맨유를 응원하고 싶지 않으나 첫 EPL 우승을 위해서 맨유를 응원해야 하는 웃픈(웃기고 슬픈) 리버풀 전현진 선수들의 복잡한 감정이 드러났다.
리버풀 출신 대표 선수이자 해설가 캐러거는 경기에 앞서 SNS에 이번 시즌 초 영국방송 스카이스포츠에 출연한 영상을 업로드했다. 이 영상은 캘러거가 맨유 유니폼을 입는 벌칙 장면. 캐러거는 이를 통해 과거에는 굴욕이었으나 현 시점 맨유의 승리를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리버풀 부주장 제임스 밀너는 23일 BBC와 인터뷰서 내 생애 처음으로 맨유를 응원할 것”라고 충격적인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1999년~2006년까지 리버풀에서 뛴 MLS(메이저리그사커) 시애틀 사운더스 코치 지미 트라오레는 SNS에 리버풀이 EPL 선두가 될 수 있도록 맨유가 (맨시티를) 꺾어주길 희망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들 선수들 제외 리버풀 팬들 역시 일제히 맨유를 응원했다. SNS상에는 그들의 복잡미묘한 심경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리버풀 전현직 선수들과 팬들의 바람에도 무색하게 맨유는 맨시티에 0-2로 졌다. 경기력에서 한참 차이가 났다. 리버풀과 맨유의 동맹(?)도 그렇게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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