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카카오·LG생건 웃고, 네이버·아모레 울고
입력 2019-04-24 17:47  | 수정 2019-04-24 20:47
같은 업종에서 경쟁하는 '맞수'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정반대로 나올 것이란 예상에 이들 종목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처럼 실적이 다르게 나오는 것은 대규모 투자에 따른 비용 증가 정도와 해외 사업 성과 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실적과 주가 면에서 카카오 LG생활건강 현대건설은 각각 업종 내 경쟁자인 네이버 아모레퍼시픽 GS건설에 비해 단기적으로 우위에 섰다. 24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인터넷 업종에서 카카오와 네이버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정반대 양상이다.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1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04억원)보다 2배가량 급증할 전망이다.

광고 실적 개선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는 다음달 중 카카오톡 채팅목록 탭에도 광고를 넣어 수익성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김학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 채팅목록에 PC 버전과 같은 광고 탭이 형성될 경우 광고 분야에서 수익성이 높아진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광고 중심으로 실적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가 핀테크와 공유경제 관련 사업으로 중장기적인 성장세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의 '카카오T'는 가입자 2000만명, 택시기사 22만명을 확보하고 있어 향후 택시 업계와 협상한 후 특화된 카풀을 시작으로 서비스 확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핀테크 등 각종 신사업을 위해 인력을 늘려왔다. 작년에 직원 수가 6.1% 증가했다. 네이버 역시 핀테크 인공지능(AI) 등 비슷한 신사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데 작년 직원 증가율은 카카오의 4배 이상인 28.4%에 달한다.
두 업체 모두 신사업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작년에 수익성이 크게 하락했다. 2017년 25.2%에 달했던 네이버 영업이익률은 작년 16.9%, 올해 13.8%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카카오는 작년 3%였던 이익률이 올해 5.1%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두 업체 모두 신사업 투자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네이버는 아직 투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반면 카카오는 올해부터 그 성과가 가시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매동향 역시 정반대 양상이다. 이달 들어 24일까지 카카오를 531억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네어버는 2362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같은 기간 주가는 카카오가 14% 오른 반면 네이버는 2.4% 하락했다.
화장품주 '맞수'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사업 성과에서 희비가 엇갈릴 것이란 전망이다. 고가 화장품이 잘 팔리고 있는 LG생활건강에 비해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회복은 다소 더딜 것이란 예상이다.
LG생활건강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23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1%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중국 사드 악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이 업체의 고가 화장품 브랜드 '후'는 중국 내 프리미엄 시장 성장 속에서 지속적으로 판매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기관은 이 종목을 이달 109억원어치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분기를 포함해 상반기에 다소 고전할 것이란 예상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08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 업종은 국내 부동산 침체에 해외 수주 공백이 겹쳐 올해 1분기에 다소 부진할 전망이지만 온도 차는 뚜렷한 편이다. 현대건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4.6% 감소하는 반면 GS건설은 55.7%나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건설사의 희비는 플랜트 분야에서 나올 것이란 분석이다.
또 GS건설은 작년 1분기에 사우디아라비아 라빅 프로젝트 등 해외 사업장 두세 곳에서 1800억원의 공사비를 갑작스레 돌려받으면서 나온 '깜짝 실적'이라 올해 1분기에는 이에 따른 부정적 기저효과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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