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민연금, 경영권 행사해놓고…단타매매로 차익실현 안될말"
입력 2019-04-24 17:47  | 수정 2019-04-24 19:31
국내 증시에서 스튜어드십 코드와 주주권 행사가 자리를 잡으려면 장기 투자 문화가 먼저 정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개인투자자의 단타 매매가 성행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까지 나서 위탁 운용사의 단기 매매를 부추겨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2019년 주주총회 결산 토론회'에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주식 회전율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개별 주식을 한두 달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은 재무 분석도 하지 않는다"며 "단기 회전율이 높은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고려한 책임 투자나 스튜어드십 코드는 공염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류 대표 발언은 국민연금이 최근 한진칼 주식을 대량 매도한 것과 연관이 깊다.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한진칼에 대한 국민연금의 경영 참여 취지가 장기 기업 가치 제고에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류 대표 역시 국민연금의 위탁운용사 관리에 대한 개선을 주문했다. 그는 "국민연금은 분기 단위 평가를 통해 위탁운용사에 자금을 넣고 회수하는 식으로 단기 매매를 부추기고 있다"며 "국민연금이 향후 20년 동안 주식을 장기 보유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탁운용사들에 대해 장기 투자를 장려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주주총회 활성화를 위한 제언도 나왔다. 황현영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현 주주총회 제도하에서는 주주들에게 의안을 충분히 검토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며 "현재는 주총 소집통지 시 주주들에게 기업에 대한 외부감사 의견이 제공되지 않고, 주주들이 주총 전에 사업보고서를 검토하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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